문화 전시·공연

김준권 목판화 제주서 만난다… 새긴 산과 머문 시간 한자리에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2 09:27

수정 2026.04.22 09:27

오름·가파도·보리밭까지 제주의 풍광 담아
5월 5일 작가와의 대화·목판화 체험도 마련
제주문예회관서 한국 현대 목판화 대표작 전시
김준권 작 ‘가파도-보리밭’. 김준권 초대전 ‘새긴 산, 머문 시간’에서는 오름과 가파도, 보리밭 등 제주 풍광을 담은 목판화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 제공
김준권 작 ‘가파도-보리밭’. 김준권 초대전 ‘새긴 산, 머문 시간’에서는 오름과 가파도, 보리밭 등 제주 풍광을 담은 목판화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한국 현대 목판화를 대표하는 김준권 작가의 작품세계를 제주에서 만나는 전시가 열린다. 산을 새겨 온 오랜 작업의 흐름과 함께 오름, 가파도, 보리밭 등 제주 풍광을 담아낸 작품까지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거장의 대표작과 제주 자연이 만나는 전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은 김준권 초대전 '새긴 산, 머문 시간'을 5월 4일부터 21일까지 제주 문예회관 제1·2전시실에서 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김준권 작가가 오랜 시간 구축해 온 목판화 세계를 조망하는 자리다.

나무를 깎고 찍는 과정을 반복하며 산과 자연의 결을 화면에 쌓아 온 작업 여정을 소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전시에는 '산', '산운', '청산에' 계열 대표작과 함께 오름, 가파도, 보리밭 등 제주의 풍광을 담은 작품도 걸린다. 제주의 자연이 작가의 시선 안에서 어떻게 다시 해석되고 확장됐는지를 함께 보여주는 구성이기도 하다.

김준권 작 ‘산운’. 한국 현대 목판화를 대표하는 김준권 작가가 산을 주제로 오랫동안 구축해 온 대표 연작 가운데 하나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 제공
김준권 작 ‘산운’. 한국 현대 목판화를 대표하는 김준권 작가가 산을 주제로 오랫동안 구축해 온 대표 연작 가운데 하나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 제공


전시는 두 갈래 흐름으로 짜였다. 한 축은 산을 주제로 한 대표작이다. 김준권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해 온 작업의 중심을 보여준다. 다른 한 축은 제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군이다. 익숙한 제주의 풍경이 목판화의 결을 만나 어떤 깊이와 시간성을 갖게 되는지 드러낸다.

이 전시가 주목되는 이유는 목판화가 지닌 물성 때문이다. 목판화는 나무를 새기고 잉크를 올려 종이에 찍는 과정을 거친다. 붓질처럼 한 번에 끝나는 작업이 아니다. 칼과 압력, 반복의 시간이 겹겹이 쌓여 화면을 만든다. 그래서 김준권의 산은 풍경 재현이 아니라 시간이 눌러앉은 자연의 결처럼 읽힌다.

이번 전시는 그림을 보는 자리에 그치지 않는다. 산과 들, 바람과 결이 나무판 위에서 어떻게 다시 태어나는지 느끼게 하는 자리다. 제주 자연을 익숙하게 보아온 도민에게도 관광객에게도 다른 방식의 풍경 감각을 건넬 수 있는 전시다.

김준권 작 ‘산의 노래’. 제주 문예회관에서 열리는 이번 초대전은 산과 자연을 새겨 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한 자리에서 조망하는 전시로 마련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 제공
김준권 작 ‘산의 노래’. 제주 문예회관에서 열리는 이번 초대전은 산과 자연을 새겨 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한 자리에서 조망하는 전시로 마련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 제공


관람객과 함께하는 행사도 마련된다. 개막일인 5월 4일에는 개막식이 열린다. 어린이날인 5월 5일 오후 3시에는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이어 오후 4시부터는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목판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작가의 설명을 직접 듣고 목판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이날 행사와도 잘 맞닿아 있다.
미술관 전시가 감상에서 끝나지 않고 손으로 느끼는 경험으로 이어지게 하려는 구성이다. 두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희진 제주문화예술진흥원장은 "이번 전시는 김준권 작가의 대표작과 제주의 자연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자리"라며 "도민과 관광객이 목판화에 새겨진 자연의 시간과 작가의 시선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