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바람만 불어도 시리다"… 방치하면 발치까지 이어지는 '치아의 암살자' [이거 무슨 병]

성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2 19:00

수정 2026.04.22 19:00

풍치로 인해 흔들리는 치아때문에 식사에 불편함을 겪는 50대 남성의 모습을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사진=Gemini
풍치로 인해 흔들리는 치아때문에 식사에 불편함을 겪는 50대 남성의 모습을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사진=Gemini

[파이낸셜뉴스] "이가 좀 흔들리는 것 같았는데 나이 들어서 그런 거겠지 했어요. 그러다 아파서 치과를 찾았을 땐 이미 세 개를 뽑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풍치는 치아를 둘러싼 잇몸과 잇몸뼈(치조골), 치주인대 등 치아 주위 조직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진료 인원은 약 1959만 명으로 최근 5년간 전체 치과 외래 질환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초기엔 통증이 거의 없지만, 아프다고 느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시기를 놓쳐 발치까지 이어질 수 있어 '치아의 암살자'라고 불리는 풍치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을 짚어본다.

이런 증상 있으면 풍치 의심해야

단계별로 보는 풍치(만성 염증성 치주질환)의 증상. /사진=Gemini, Notebook LM
단계별로 보는 풍치(만성 염증성 치주질환)의 증상. /사진=Gemini, Notebook LM

풍치는 진행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구분된다.



비교적 가벼운 초기 단계인 치은염은 염증이 잇몸에만 국한되며 뼈 손상은 없는 상태다. 주로 양치질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나는 증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염증이 잇몸뼈까지 퍼진 치주염 단계다. 이때부터는 잇몸이 붉게 붓고 치아가 시리거나 흔들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잇몸이 내려앉아 치아가 평소보다 길어 보이거나, 양치 후에도 구취가 심하다면 이미 치주염이 상당 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두 개 이상의 치아에서 이 같은 증상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풍치, 증상이 나타났다면 완치는 어렵다

풍치가 무서운 이유는 초기에 거의 통증이 없다는 것으로, 아프다고 느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사진=연합뉴스
풍치가 무서운 이유는 초기에 거의 통증이 없다는 것으로, 아프다고 느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사진=연합뉴스

풍치가 무서운 이유는 초기에 거의 통증이 없다는 것으로, 아프다고 느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초기인 치은염 단계에서는 꼼꼼한 칫솔질과 치실 사용으로 열심히 관리하면 잇몸이 원래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염증이 치아를 잡아주는 조직까지 퍼져 잇몸뼈가 녹기 시작하는 치주염 단계로 넘어가면 원래 상태로의 복귀는 어렵다. 한 번 손상된 잇몸뼈는 피부 상처처럼 저절로 재생되지 않는다.

때문에 풍치의 치료 목표는 '완치'가 아니라 '더 나빠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다. 이때부터는 스케일링, 치근활택술 등 비수술 치료로 진행을 막는 것이 최선이며, 심해지면 수술이 필요하고 더 방치하면 발치로 이어진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풍치가 심해지면 치아가 흔들릴 수 있는데, 이때 흔들린다고 임의로 뽑거나 그렇다고 저절로 빠질 때까지 방치해서도 안 된다.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해야 한 후 치료를 받아야 한다.

풍치를 예방하고 진행을 더디게 하는 방법

깨끗하고 건강한 입안(왼쪽)과 치태 플라그가 많이 쌓인 입안. /사진=뉴시스
깨끗하고 건강한 입안(왼쪽)과 치태 플라그가 많이 쌓인 입안. /사진=뉴시스

풍치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은 '치태(플라그)'다. 치태는 음식물 찌꺼기와 침, 세균이 섞여 치아 표면에 형성되는 끈적한 세균막이다. 이를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24~48시간 내에 침 속 칼슘과 결합해 딱딱한 치석으로 굳어진다.

일단 치석이 형성되면 일반적인 칫솔질만으로는 제거가 불가능하다. 특히 치석 표면의 세균막(바이오필름))은 독성 물질을 배출해 잇몸 조직을 손상시키고, 잇몸뼈를 녹이는 세포를 활성화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올바른 양치질과 더불어 치실, 치간칫솔을 활용해 치태를 완벽히 제거할 것을 권고한다.

풍치 예방을 위해 꼼꼼한 칫솔질로 치아에 생기는 치태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풍치 예방을 위해 꼼꼼한 칫솔질로 치아에 생기는 치태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흡연은 잇몸 혈류를 줄이고 면역반응을 억제할 뿐 아니라, 초기 신호인 출혈을 잘 나타나지 않게 해 발견을 늦춘다. 금연만으로도 풍치 위험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당뇨병도 풍치의 위험 요인 중 하나다.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풍치가 악화되고, 반대로 풍치가 심해지면 혈당 조절도 어려워진다. 이 밖에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 유전적 요인, 호르몬 변화, 영양 결핍 등도 위험을 높인다.

때문에 6개월~1년에 한 번 치과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으며 당뇨가 있거나 흡연자라면 검진 주기를 더 짧게 잡는 것이 좋다.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붓는다면 참거나 방치하지 말고 빠르게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길 권한다.

'나이 탓, 스트레스 탓' 하다가 놓치는게 병입니다. [이거 무슨 병]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질병들의 전조증상과 예방법을 짚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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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s@fnnews.com 성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