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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치 손실에 4조원' 석유 최고가격제 실효 논란 속 KDI "물가 0.8%p 인하 효과"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2 15:52

수정 2026.04.22 16:12

KDI 중동 전쟁 대응 긴급 현안자료
1차때 휘발유 L당 460원, 경유 916원↓
정유사 손실분은 모두 재정서 충당
6개월치 손실 보전에 4조 이상 편성
24일 4차 최고가 고시..상승폭 주목
석유 최고가격제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고가격제가 3월 소비자물가를 최대 0.8%p 낮추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2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뉴스1
석유 최고가격제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고가격제가 3월 소비자물가를 최대 0.8%p 낮추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2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뉴스1

[파이낸셜뉴스] 석유 최고가격제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고가격제가 3월 소비자물가를 최대 0.8%p 낮추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여기에다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유류세 인하 효과는 대략 0.2%p로 전망했다.

다만 석유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 손실분은 모두 재정에서 충당한다. 이번 전쟁 추경에서 6개월치 손실보전금으로 4조원 이상을 편성했다.

22일 KDI는 중동전쟁 대응 태스크포스(TF) 긴급 현안자료에서 유가 급등에 대응해 시행된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는 모두 소비자가격 인하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재정 투입 대비 석유 물가 및 소비 억제 효과가 낮다는 논란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앞서 국가데이처 발표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였다. 그중 석유류가 9.9% 급등해 2022년 10월(10.3%)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KDI 분석대로라면 최고가격제가 3월 물가 상승 압박을 눌렀다는 설명이다.

석유 최고가격제의 경우, 지난달 13일 1차 최고가 지정에 따라 3월 소비자물가를 0.4~0.8%p 낮춘 것으로 봤다.

1차 최고가격제가 적용된 마지막 주인 3월 4주 차를 기준으로 보면 소비자가 체감한 가격 인하 효과는 보통휘발유 리터(L)당 약 460원, 자동차용 경유 916원, 실내등유 552원으로 추정했다.

마창석 KDI 연구위원은 "최고가격제는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을 직접 규제하는 방식으로 휘발유 가격 인하 효과가 구조적으로 내재되어 있다"고 했다. 다시 말해 주유소 판매가격에 국제유가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최고가격제의 초기 효과는 작고 이후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라는 설명이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부 재정 투입을 전제로 유통구조의 윗단인 정유사의 공급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것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물가 안정수단이다.

2주일 단위로 지난 달 13일 1차로 최고가를 고시한 데 이어, 오는 24일 4차 고시를 할 예정이다. 앞서 3차 고시땐 2차 수준(L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에 동결한 상태다. 정부는 국제유가 흐름과 시장 영향, 국민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2000원을 넘었다.

다만 석유 최고가격제는 맹점이 있다.

정유사는 원가를 보전 받기 때문에 사실상 큰 손실은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석유제품 인상폭이 높지 않게 느껴져 소비를 크게 줄이지 않게 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석유) 소비 절감을 해야 할 상황인데, 일부에서 오히려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고소득 및 다소비층이 석유 사용을 줄이지 않고 소비함에 따라 정유사 손실은 커지고, 그만큼 재정을 더 넣어야 하는 시장 왜곡을 가져온다. 직접적인 고유가 대책이지만 장기간 지속될 경우 석유 소비를 억제하지 못하면서 정유사 손실보전에 정부 재정, 즉 국민세금이 계속해서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유류세의 경우, 인하분의 대부분이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2021년 11월 휘발유 유류세 인하의 경우로 비교하면 유류세 인하 시행 직후부터 가격이 점진적으로 하락해 최종적으로 인하분(149.5원)과 유사한 폭만큼 주유소 판매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휘발유 공급곡선이 수평에 가까운 구조적 특성 때문이라는 게 KDI의 분석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