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대담 돈의 새로운 기준을 묻다
화폐, 에이전트간 자동 합의로 거래
알고리즘 기반 프로토콜 진화 전망
'부분 준비금' 구조적 결함 등 지적
"금융권 역할 인정해야" 신중론도
화폐, 에이전트간 자동 합의로 거래
알고리즘 기반 프로토콜 진화 전망
'부분 준비금' 구조적 결함 등 지적
"금융권 역할 인정해야" 신중론도
파이낸셜뉴스가 22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주최한 '2026 FIND·제27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솝넨두 모한티 글로벌금융기술네트워크(GFTN)그룹 최고경영자(CEO)와 마이클 J 케이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미디어랩 산하 디지털화폐 이니셔티브(DCI) 수석고문은 '화폐의 재정의: 새로운 돈의 기준을 묻다'를 주제로 한 기조대담을 통해 이같이 조언했다.
모한티 CEO는 한국과 같은 수출 주도 국가들이 자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글로벌 무역 결제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케이시 고문은 인공지능(AI) 시대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온체인 머니'의 필수성을 역설했다. 화폐가 교환 수단을 넘어 알고리즘 기반의 프로토콜로 진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자국 통화 스테이블코인 발행해야
기조대담 진행을 맡은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가 "한국에서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예금토큰, 원화 스테이블코인 중 무엇이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을 것인지 논쟁이 뜨겁다"며 화두를 던지자, 케이시 고문은 기존 은행시스템의 구조적 결함부터 지적했다.
케이시 고문은 "현재의 부분 준비금 제도는 본질적으로 위험한 금융 구조"라며 "2008년 금융위기에서 보았듯 이는 사회적·정치적 리스크를 초래한다"고 짚었다. 이어 "가장 이상적인 완전 준비금 형태의 화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예금토큰이 과도기적 수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한티 CEO는 화폐의 가치 안정성을 전제로 실무적인 사용 사례에 집중했다. 모한티 CEO는 "알트코인 등의 가상자산은 투기적 가격 변동성 때문에 일상화가 어렵지만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은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 일본, 중국과 같은 수출 중심 경제국의 전략적 선택을 강조했다. 모한티 CEO는 "기존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이 결제 네트워크를 독점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각국은 자국 결제수단을 만들어냈다"며 "수출 강국인 한국이 자국 통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면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 정당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례로 아프리카 수입업체가 달러를 즉시 수령·현금화할 수 있는 '속도와 신뢰'가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논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기축통화 없는 AI알고리즘 결제 시대
대담의 논제는 미래 기술인 AI와 화폐의 결합으로 이어졌다. 케이시 고문은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경쟁하고 훈련할 때 시스템의 지연 시간과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온체인 머니'를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모한티 CEO는 싱가포르의 '프로젝트 블루' 사례를 언급하며 "목적 기반 화폐처럼 소프트웨어로 설계된 돈이 AI 에이전트의 결제수단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축통화의 소멸'이라는 파격적 전망도 나왔다. 케이시 고문은 "역사적으로 영국 파운드화에서 미국 달러로 패권이 넘어왔지만 현재 달러를 대체할 뚜렷한 단일통화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가까운 미래에는 특정 국가의 통화가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AI 에이전트들이 합의한 '알고리즘 프로토콜'이 국가 간 자금 흐름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행자인 이 교수가 통화 정책 효율성 약화와 뱅크런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묻자, 두 패널은 규제의 명확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케이시 고문은 "중요한 것은 발행기관이 은행인지 여부가 아니라 준비금이 얼마나 안전하고 투명하게 관리되는지"라며 규제 당국의 집행의지를 강조했다. 반면 모한티 CEO는 "발행사의 공신력 역시 화폐의 신용창출 기능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기존 금융권의 역할을 일정 부분 인정하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별취재팀 예병정 팀장 박소현 김미희 홍예지 김태일 이주미 박문수 서지윤 이현정 이동혁 임상혁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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