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구광모·신동빈 등 총수들도 국빈만찬 참석
800년 전 인연 언급 "한강·홍강 협력" 강조
교역 1500억달러 목표…원전·철도·공급망 협력 확대 합의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최종근 기자】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2030년까지 양국 교역액 15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교역 활성화 조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특히 도시철도 등을 비롯해 에너지·인프라, 원자력발전소(원전), 공급망 등의 핵심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과 럼 서기장은 8개월 만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다시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국빈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양국 정상과 참모들뿐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장인화 포스코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 회장, 손경식 CJ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국내 기업 총수들도 함께 자리했다. 기업 총수들은 베트남 측 기업인들과 활발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빈만찬에서 "베트남의 역동적인 성장과 도약의 여정에 우리 대한민국이 신뢰할 수 있는 든든한 동반자로서 함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우리 양국은 글로벌 핵심 협력국으로서 과학기술, 혁신, 디지털 전환 등 베트남이 미래 성장의 핵심축으로 삼고 있는 분야에서 협력을 한층 더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전, 철도, 도시 개발 등 핵심 인프라 분야는 물론이고, 자동차, 전기·전자, 반도체 등 전략산업 전반에서 인재 양성과 기술 협력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협력을 긴밀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가 베트남 리 왕조의 이용상 왕자가 고려에 정착한 지 800년이 되는 해라는 점을 언급하며 작은 교류로 시작된 양국의 인연은 이제 연간 500만명이 서로 오가는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거듭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에 진출한 1만여개의 한국 기업 현장에서 7만5000여명의 베트남 유학생이 공부하는 한국의 대학에서, 그리고 10만 한국 베트남 다문화가정의 삶 속에서 우리 양국은 일상을 함께하며 깊은 유대와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면서 "800년 전 뿌려진 인연의 씨앗이 지금의 울창한 숲으로 자라난 것처럼 우리 양국이 함께 키워가는 우정 역시 다음 세대를 위한 풍요로운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함께 힘을 모아가자"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100개의 강이 모여서 하나의 바다를 이룬다'라는 베트남의 속담이 있다고 들었다. 대한민국을 가로지르는 한강과 하노이를 품고 흐르는 홍강이 이 자리에서 하나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눈 비전과 약속들은 수많은 협력의 물줄기가 되어서 흐르고, 마침내 양국 공동 번영이라는 큰 바다에서 함께 만날 것이다. 그 위대한 항해에 대한민국은 언제나 변함없는 동반자로서 베트남과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럼 서기장도 이에 화답했다. 그는 "이 대통령님은 베트남의 국가 및 정부 신지도부가 공식 출범한 이후 베트남을 방문하는 첫 국빈"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지난 기간 동안 이루어낸 탁월한 협력 성과는 양국 관계의 규모를 명확히 보여준다. 베트남은 현재 한국의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 파트너이자 세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다.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자 두 번째로 큰 개발 협력 및 관광 파트너이고, 세 번째로 큰 무역 및 노동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럼 서기장은 "귀빈을 위한 만찬에서는 언제나 향신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 된장처럼 오랜 시간 숙성될수록 더욱 깊어지는 베트남 '드엉 번'이라는 된장의 풍미는 우리 양국의 우정과 같다"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고 견고해진다. 협력의 힘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한국인들은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베트남 사람들은 '나무 한 그루로는 산을 이룰 수가 없지만, 나무 세 그루가 모이면 높은 산을 이룬다'라는 비유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적 유사성과 정치적 신뢰와 상호 보완적 경제 발전은 베트남과 한국이 평화와 안정과 발전과 번영의 미래를 향해 협력하며 파트너십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견고한 토대가 될 것"이라면서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를 말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에 이 대통령도 "신짜오"라고 인사말을 건네고, 베트남어로 "'쭉쓲쾌'(당신의 건강을 위하여)라고 외치며 건배 제의를 했고, "양국의 우정과 신뢰를 다지는 깊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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