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심장 환자들이 대학병원 진료를 집 앞 병원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박효은 서울하트내과 원장은 23일 지난 2010년부터 13년 이상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순환기내과 교수로 근무하다 개원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당시에는 개원가에 심장을 전문적으로 보는 병원이 많지 않아 대부분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며 "고령화로 인해 심장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편하게 집 근처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심장질환자 증가로 지역의료 확충 필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진료하던 시절, 그는 초기 관리만 잘하면 대학병원까지 가지 않아도 될 환자들을 자주 접했다. 질환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관리 공백으로 상태가 악화되는 사례를 반복해서 보면서 직접 지역 기반 심장 전문 의원을 열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개원 장소로 홍제동을 택한 것은 개인적인 인연도 작용했다. 그는 "본가가 홍제동이고 신혼 생활도 여기서 시작해 익숙한 동네라 자연스럽게 병원 자리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개원한지 3년 만에 환자의 80%가 심장 질환자일 만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리 잡았다. 그 중 절반은 흉통, 나머지 절반은 부정맥 환자다. 물론 박 원장이 대학병원 재직 시절 심장 초음파와 CT 등 영상 판독을 집중적으로 해온 경험이 기반이 됐다. 환자들의 입소문도 병원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다.
서울하트내과가 다른 병원과 차별화된 점 중 하나는 최신 의료기기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대학병원에서만 가능했던 심장 초음파, 장기 연속 심전도(홀터) 검사 등을 의원급에서 시행하고 있다.
특히 부정맥 진단에 활용하는 홀터 검사의 경우, 과거에는 온몸에 줄을 주렁주렁 매달고 하루만 측정할 수 있었다. 최근 의료기기의 발달로 500원 짜리 동전 크기의 소형 디바이스로 최대 2주 가까이 연속 기록이 가능해졌다.
박 원장은 "예전에는 부정맥이 너무 심해 응급실에 갔다가 막상 측정하려면 증상이 사라지는 일이 많았다"며 "의료기기의 발달로 실시간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혈압 관리에도 변화가 생겼다. 반지 형태의 24시간 활동 혈압 측정 의료기기를 도입해 진료실 혈압 측정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혈압 변동성까지 확인한다. 심전도의 경우 인공지능(AI) 판독을 병행해 육안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심방세동 같은 심각한 질환을 빨리 발견할 수 있게 됐다"며 "심방세동은 뇌경색 위험을 크게 높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적절한 약물 치료를 시행하면 대학병원에 갈 정도로 질환이 진행되지 않아 개원가에서도 관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대학병원 급성기 이후 환자도 지역서 관리
또 지역병원에서 할 역할은 대학병원에서 수술한 후 더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관리해주는 것이다.
박 원장은 "심부전이나 심방세동 환자는 대학병원에서 급성기 치료 후 간혹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며 "그 때 약을 조정하거나 원인을 빨리 찾아주고 대학병원에 가야 할지 판단해주는 역할이 지역 심장전문병원에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원장은 "환자들이 집 앞에 심장 특화 병원이 있어서 안심된다"고 말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현재 서울하트내과는 심장초음파·부정맥클리닉, 만성질환·비만클리닉, 일반내과 클리닉, 예방접종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이 클리닉들도 심장 환자관리와 예방을 위한 것이다.
그는 "심장 환자들은 특히 혈압·당뇨·고지혈증 관리, 체중 관리를 해야 한다"며 "심근경색으로 오는 환자 중 콜레스테롤이나 혈압을 방치했던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비만 클리닉을 운영하는 것도 다이어트 목적이 아니라 심혈관 질환 예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심혈관 위험도 감소 효과가 임상적으로 입증된 GLP-1 계열 주사제(위고비·마운자로)를 주로 처방하고 있다.
박 원장은 일반인이 심장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금연'을 꼽았다. 혈관질환에는 담배가 독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금연클리닉도 병행하고 있다.
현재 그는 심장이라는 질환의 전문성을 위해 더 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직원 교육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학회 참석, 공동 학습, 의료기기 교육을 꾸준히 이어가며 병원 전체의 전문성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박 원장은 "앞으로 선천성 심장 질환, 심장박동기를 달고 있는 부정맥 환자 관리까지 지역에서 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가고 싶다"며 "심장치료는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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