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억 투자'의 청구서… 2년 연속 지워진 FA 대어
헤드샷 퇴장이 2026년의 끝… ⅓이닝 만에 무너진 명예 회복의 꿈
또다시 드리운 'FA 잔혹사'… 붕괴된 한화 마운드 덮친 초대형 악재
헤드샷 퇴장이 2026년의 끝… ⅓이닝 만에 무너진 명예 회복의 꿈
또다시 드리운 'FA 잔혹사'… 붕괴된 한화 마운드 덮친 초대형 악재
[파이낸셜뉴스] 78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결국 깊은 탄식으로 돌아왔다. 절치부심하며 명예 회복을 다짐했던 한화 이글스의 우완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이 결국 수술대에 오르며 2026시즌을 허무하게 마감했다. 구단의 막대한 투자가 프리에이전트(FA) 대실패라는 참담한 꼬리표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한화 구단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엄상백의 수술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31일 등판 직후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재활군에 합류했던 엄상백은 병원 정밀 검진 결과 내측측부인대 파열과 관절 내 뼛조각이 함께 발견됐다.
한화 구단과 팬들로서는 뼈아픈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엄상백은 2024시즌 종료 후 선발진의 한 축을 든든하게 맡아줄 것이란 막대한 기대 속에 4년 최대 78억 원이라는 대형 FA 계약을 맺고 독수리 군단에 합류했다.
그러나 계약 첫해였던 2025시즌의 성적표는 처참했다. 28경기에 등판해 2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8이라는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다. 후반기에는 불펜으로 보직을 강등당하는 수모를 겪었고, 팀이 7년 만에 진출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도 철저히 배제되며 자존심을 구겼다.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엄상백은 비시즌 동안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부활을 다짐했다. 그러나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그는 5선발 경쟁에서마저 밀려나며 불펜 투수로 올 시즌을 맞이했다.
설상가상으로 올 시즌 유일한 등판이었던 지난달 31일 대전 KT전에서는 구원 등판해 ⅓이닝 만에 상대 타자 허경민에게 헤드샷을 던져 퇴장당하는 불운까지 겪었다. 허무했던 그 퇴장이 2026년 엄상백이 1군 마운드에 남긴 마지막 발자취가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 역시 안타깝고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엄상백이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선수 생활을 할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에 구단과 상의해 수술을 결정했다. 올 시즌에는 돌아오기 힘들 것으로 생각하고 시즌을 치러야 할 것 같다"며 사실상 장기 이탈을 공식화했다.
투수진의 연쇄 붕괴와 지독한 연패 후유증으로 험난한 4월을 보내고 있는 한화에게 78억 원짜리 투수의 시즌 아웃은 치명타다. 팀의 도약을 위해 과감하게 베팅했던 초대형 FA 계약이 사실상 2년 연속 전력 외 통보라는 비극으로 이어지면서, 대전벌을 바라보는 팬들의 허탈함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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