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우승 주역의 추락… 전 구단 외면 속 'FA 미아' 전락
진천선수촌 대신 경찰서로… 국가대표 소집 직전 명단 제외
27일 KOVO 상벌위원회 개최… 타 종목 사례 준용한 '중징계' 불가피
진천선수촌 대신 경찰서로… 국가대표 소집 직전 명단 제외
27일 KOVO 상벌위원회 개최… 타 종목 사례 준용한 '중징계'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술잔을 기울인 대가는 너무나도 가혹했다. 2025-2026시즌 GS칼텍스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국가대표 세터 안혜진이 단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의 '대박' 꿈은 산산조각이 났고, 가슴에 품었던 태극마크마저 반납해야 했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며칠에 불과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21일 발표한 여자부 FA 계약 결과에 따르면, 안혜진의 이름은 그 어느 구단의 명단에도 없었다.
몰락의 원인은 명백하다. 안혜진은 FA 자격을 얻은 직후인 지난 16일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돼 입건됐다.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와 경위는 조사 중이지만, 프로스포츠 선수로서 가장 치명적인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구단들은 일제히 등을 돌렸다. 결국 안혜진은 2026-2027시즌 코트를 밟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우승 프리미엄을 업고 FA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던 당초의 기대는 완벽한 신기루가 되어 사라졌다.
음주운전의 여파는 소속팀 계약 실패에 그치지 않았다. 안혜진은 당초 18명의 국가대표 소집 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정상적이었다면 20일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소해 훈련을 시작해야 했다.
하지만 대한배구협회의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은 음주운전과 관련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500만 원 미만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2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로 발탁될 수 없다. 아직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이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차상현 감독이 직접 명단 제외를 요청했고 협회는 이를 수용했다. 태극마크의 영예마저 스스로 걷어찬 셈이다.
이제 남은 것은 연맹 차원의 철퇴다. KOVO는 오는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맹 사무실에서 안혜진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개최한다. 안혜진 본인 역시 상벌위에 직접 출석해 소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행 연맹 상벌 규정 제10조 1항(성범죄, 폭력, 음주운전, 도박 등)에 따르면, 음주운전 시 경고에서 최대 제명까지의 징계가 가능하며 최소 500만 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프로배구 역사상 '음주운전' 단일 사안으로 징계가 내려지는 첫 사례인 만큼, KOVO는 프로축구나 프로농구 등 타 종목의 선례를 준용할 가능성이 크다. 프로축구에서는 15경기 출장 정지, 프로농구에서는 27경기 출장 정지(구단 자체 징계 별도)라는 강력한 제재가 가해진 바 있다.
챔피언의 영광과 FA의 부, 그리고 국가대표의 명예까지. 안혜진이 손에 쥐고 있던 이 모든 성취는 찰나의 음주운전과 맞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었다. 배구계 전체에 큰 충격을 안긴 이번 사태는, 코트 밖 선수의 도덕적 해이가 개인의 커리어를 어떻게 파멸로 이끄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뼈아픈 선례로 남게 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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