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AP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중국 소재 대형 정유시설과 약 40개 해운사 및 유조선에 대해 경제 제재를 부과한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은 이란산 원유 운송 및 거래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제재'를 본격화한 것으로, 이란의 핵심 외화 수입원인 원유 수출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
특히 미국은 이달 들어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물리적 봉쇄까지 병행하고 있다. 해상 통제와 금융 제재를 동시에 가동하며 이란의 수출 경로를 구조적으로 차단하려는 전략이다.
이번 제재에는 중국 다롄에 위치한 헝리석유화학이 포함됐다. 하루 약 40만배럴의 원유 처리 능력을 갖춘 이 시설은 중국 내 최대 규모 민간 정유소 중 하나다. 미국 재무부는 헝리가 2023년 이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왔으며, 이를 통해 수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이란 군으로 유입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 최대 수입국으로, 전쟁 이전 전체 수출량의 80~90%를 흡수해왔다. 다만 '그림자 선단'을 통한 우회 운송과 원산지 세탁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며 제재를 회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티팟 정유소'로 불리는 소형 정유업체들이 주요 수요처 역할을 해왔다.
미국은 제재 범위를 금융 영역으로 확대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란이 원유를 글로벌 시장으로 이동시키는 데 의존하는 선박·중개업자·구매자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축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중국과 홍콩, 아랍에미리트, 오만 등의 금융기관에 이란과의 거래 시 2차 제재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전달된 상태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단행됐다는 점에서 미·중 갈등 변수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대해 "국제 무역 질서를 훼손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주요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달러 결제망 의존도로 인해 제재를 사실상 준수해온 상황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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