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카운트 혈투 끝에 몸쪽 꽉 찬 151km 속구를 퍼 올린 '악마의 스윙'
보도블록 맞고 매코비만으로 튕겨 입수… 아깝게 놓친 '스플래시 히트'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맹폭… 팀 대패 속에서도 빛난 타율 0.275 '천재의 본능'
보도블록 맞고 매코비만으로 튕겨 입수… 아깝게 놓친 '스플래시 히트'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맹폭… 팀 대패 속에서도 빛난 타율 0.275 '천재의 본능'
[파이낸셜뉴스] 그야말로 알고도 못 막는 '악마의 스윙'이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완벽히 적응했음을 알리는 짜릿한 대형 아치를 그려냈다.
콘택트 능력뿐만 아니라 몸쪽 꽉 찬 150km대 직구를 담장 밖으로 넘겨버리는 무시무시한 파워를 과시하며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를 열광시켰다.
이정후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6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시즌 2호 솔로 홈런을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지난 11일 볼티모어전 마수걸이 홈런 이후 딱 14일 만에 다시 가동된 대포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팀이 3-9로 짙게 끌려가던 8회말에 나왔다. 마이애미의 우완 구원 투수 레이크 바커와 마주한 이정후는 3볼 2스트라이크의 팽팽한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바커의 6구째 선택은 이정후의 몸쪽을 파고드는 시속 151km짜리 포심 패스트볼. 자칫하면 방망이가 밀릴 수 있는 예리한 코스였지만, 이정후는 주저 없이 배트를 돌려 공을 퍼 올렸다.
경쾌한 파열음을 낸 타구는 오라클 파크의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 거대한 포물선을 그렸다.
TV 중계 화면상으로는 홈런볼이 구장 우측에 인접한 바다, 매코비만에 곧바로 떨어지는 '스플래시 히트'처럼 보일 정도로 비거리가 엄청났다.
비록 현지 관계자들의 확인 결과, 타구가 구장 밖 보도를 먼저 때린 뒤 튀어 올라 바다로 입수한 것으로 판명돼 공식 '스플래시 히트' 기록(샌프란시스코 선수 통산 108개)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이정후의 일발 장타력을 현지 팬들에게 각인시키기에는 모자람이 없는 완벽한 타구였다.
홈런만 친 것이 아니다. 2회 중전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이정후는 6회에도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만들어내며 특유의 끈질긴 출루 능력을 뽐냈다.
홈런을 포함해 한 경기에서 안타 3개를 쓸어 담은 것은 올 시즌 벌써 세 번째다. 이날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75로 기분 좋게 치솟았고, 시즌 타점 역시 10개 고지를 밟았다.
다만, 샌프란시스코는 초반 마운드가 무너지며 대량 실점을 허용한 끝에 마이애미에 4-9로 패배했다. 씁쓸한 대패 속에서도 이정후가 쏘아 올린 희망의 대형 아치와 3안타 몰아치기는 샌프란시스코 벤치가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유일한 수확이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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