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했던 타점 가뭄 끝냈다... 전준우 3안타 1홈런 '4번 타자 품격 증명'
지난해 연패 뼈저리게 느낀 주장 "팀에 미안했다, 올해는 무조건 완주"
전준우가 살아나니 타선이 살아난다
5월 5일 고승민·나승엽 합류... 꼴찌 롯데가 희망을 놓지 않는 이유
지난해 연패 뼈저리게 느낀 주장 "팀에 미안했다, 올해는 무조건 완주"
전준우가 살아나니 타선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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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야구에서 팀의 중심을 잡는 캡틴의 무게감은 단순한 성적 그 이상을 의미한다.
그가 타석에 섰을 때 뿜어내는 아우라는 더그아웃 전체의 공기를 바꾸고, 묵묵히 땀 흘리는 투수들의 어깨에 힘을 불어넣는다. 지독한 빈공에 시달리며 순위표 최하위로 밀려난 롯데 자이언츠에 지금 당장 가장 필요했던 단 한 가지, 바로 캡틴 전준우의 부활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사직의 심장이 다시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전준우는 2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올 시즌 처음으로 4번 타자의 완벽한 몫을 해냈다.
이번 KIA와의 주말 시리즈 전까지 전준우의 성적표는 많은 팬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홈런 1개에 타점은 고작 2개에 불과했다.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의 수치였다. 롯데 타선의 부진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였다.
하지만 캡틴은 KIA를 상대로 상대로 토요일과 일요일 2경기에서 8타수 4안타 3타점을 쓸어 담으며 기나긴 침묵을 깼다. 빅터 레이예스 홀로 고군분투하던 타선에 든든한 우산이 펴진 것이다.
전준우의 부활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현재 롯데가 보유한 마운드의 힘 때문이다.
롯데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투수들은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하며 제 몫을 다하고 있지만, 아쉬운 득점 지원 탓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일례로 나균안은 이번주 2번의 등판에서 2번 모두 QS를 기록했다. 하지만 타선이 폭발하지 않더라도 괜찮다.
롯데는 26일 경기에서 철저히 수비 위주의 라인업을 짜고도 장두성과 전준우의 활약을 묶어 5점을 뽑아냈다. 선발이 버텨주는 팀은 이처럼 조금의 점수만 짜내도 승리를 지켜낼 수 있다. 중심 타선이 제 역할만 해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야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롯데가 안타까운 12연패의 수렁에 빠졌을 때, 팬들과 프런트가 공통으로 꼽은 가장 뼈아픈 요인은 바로 전준우의 부상 이탈이었다. 그가 타선에 있고 없고의 차이는 단순히 안타 몇 개의 손실을 넘어 팀 전체의 구심점이 흔들리는 결과를 낳았다.
기자는 올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전준우와 마주 앉아 당시의 뼈아픈 기억에 관해 물은 적이 있다.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선수들에게 도움이 못 돼서 정말 많이 미안했다. 올해는 몸 관리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슴 깊이 새겼다"고 답했다. 이어 "144경기를 치르면서 항상 베스트인 몸 상태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그만큼 열심히 준비해서 1년을 잘 완주하겠다"며 굳은 결의를 다졌다.
지금 그의 방망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타구는 그날 팬들과 자신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비록 현재 팀은 순위표 가장 아래에 머물고 있지만, 롯데 팬들이 결코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명백한 이유가 다가오고 있다. 오는 5월 5일, 징계로 이탈했던 고승민과 나승엽이 마침내 1군 무대로 돌아온다.
레이예스의 꾸준함, 든든하게 버텨주는 마운드, 그리고 마침내 혈을 뚫어낸 캡틴 전준우의 맹타. 완연한 상승세를 보이는 전민재의 수비와 타격. 여기에 5월의 든든한 지원군까지 합류한다면 롯데 타선은 분명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전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더이상 나빠질 일은 없다. 주식으로 치면 투매가 판을 치는 공포의 최절절 바닥이다. 캡틴이 깨어난 거인 군단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팬들에게 희망을 선사할 롯데의 진짜 야구는, 어쩌면 5월의 시작과 함께 눈을 뜨고 있는지도 모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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