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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택배노동자 건강검진 날 쉬어도 소득 보전… 이동노동자 보호 조례 손본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7 10:27

수정 2026.04.27 10:26

24일부터 조례 개정안 입법예고
건강검진비·유급병가비 지원 근거
이동노동자 정의도 법 기준에 맞춰 정비
부정수급 땐 지원금 환수 규정 신설
6월 도의회 임시회 제출 추진
제주우편집중국 택배 우편물 분류 작업 모습. 제주특별자치도가 택배노동자 등 이동노동자의 건강검진비와 유급병가비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동노동자 복리증진 조례' 개정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제주우편집중국 택배 우편물 분류 작업 모습. 제주특별자치도가 택배노동자 등 이동노동자의 건강검진비와 유급병가비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동노동자 복리증진 조례' 개정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택배노동자 등 이동노동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섰다.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 날에도 소득 공백을 걱정해 쉬지 못하는 현실을 줄이기 위해 건강검진비와 유급병가비 지원 근거를 조례에 담는 방식이다.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 이동노동자 복리증진을 위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마련하고 24일부터 5월 14일까지 20일간 입법예고를 통해 도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이동노동자의 법적 정의를 명확히 하고 지원사업의 근거를 구체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동노동자 정의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노무제공자로 구체화해 이동을 수반하는 노동자의 범위를 분명히 했다.



노무제공자는 특정 사업장에 고정돼 일하기보다 계약이나 위탁 형태로 일을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 택배기사, 배달노동자, 대리운전기사처럼 이동이 업무의 핵심인 직종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일한 만큼 소득이 발생하는 구조가 많아 건강검진이나 치료를 위해 쉬는 날에는 곧바로 소득 공백이 생기기 쉽다.

개정안에는 이동노동자의 안전과 건강 증진, 직종별 건강검진비와 건강검진 유급병가비 지원 근거도 신설됐다. 택배노동자가 건강검진을 받는 날 소득 손실을 줄이고 필요한 검진을 미루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다.

제주도는 전국 최초로 4자 분담 구조의 '택배노동자 건강검진비 등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례 개정은 해당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다. 지원이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예산과 행정 절차 안에서 지속되려면 명확한 조례 근거가 필요하다.

이번 조례 개정은 '쉴 권리'를 노동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와도 맞닿아 있다. 건강검진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는 기본 장치다. 하지만 이동노동자는 업무 대체가 어렵고 소득이 건별·일별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검진을 미루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유급병가비 지원은 이 같은 사각지대를 줄이는 장치다.

지원 확대와 함께 예산 집행의 책임성도 강화된다. 개정안에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을 받은 경우 이를 환수할 수 있는 규정이 신설됐다. 공공재정환수법에 맞춰 부정수급을 막고 지원금이 실제 필요한 노동자에게 쓰이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제주도는 입법예고 기간 접수된 의견을 검토한 뒤 제2차 법제심사 등 행정절차를 거쳐 오는 6월 제주도의회 임시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개정안은 제주도청 홈페이지 고시·공고의 입법·고시·공고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애숙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이번 조례 개정은 택배노동자의 건강권 보호와 소득 공백 완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라며 "현장에서 체감되는 이동노동자 지원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