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수백억대 스캠부터 불법도박까지…해외 도피사범 73명 송환

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7 14:05

수정 2026.04.27 14:05

캄보디아서 42명, 필리핀서 31명 송환
보이스피싱·로맨스스캠 등 범죄 가담
"'해외 도피로 수사 피한다' 인식 차단"

지난 1월 캄보디아 범죄단체에 가담한 혐의로 강제송환된 한국인 조직원 일부가 부산 동래구 동래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월 캄보디아 범죄단체에 가담한 혐의로 강제송환된 한국인 조직원 일부가 부산 동래구 동래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캄보디아 등을 거점으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스캠 등 초국가 범죄를 저지른 한국 국적 피의자 73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경찰청은 지난 2월 26일부터 4월 22일까지 약 두 달간 캄보디아와 필리핀을 거점으로 대규모 온라인 스캠 등의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 73명을 국내로 송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신속 송환은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구축된 경찰청·외교부·법무부·국정원 간 협력 체계와 캄보디아·필리핀 경찰청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현지 경찰과 이민당국, 외교공관이 검거부터 수용, 송환까지의 전 과정을 신속하게 연계한 것이 특징이다.

캄보디아에서는 '코리아전담반' 작전을 통해 현지에서 검거된 스캠 조직원 등 42명이 국내로 송환됐다.

이 가운데 검찰·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수법으로 피해자 368명에게 약 517억원을 가로채고, 다수의 여성 피해자를 상대로 성착취 범행을 저지른 조직원 24명이 포함됐다. 만남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호감을 쌓은 뒤 코인 투자를 유도해 피해자 53명에게서 약 23억원을 편취한 조직원 14명도 함께 송환됐다.

필리핀에서 송환된 31명은 모두 인터폴 수배자로 확인됐다. 이들 중 보이스피싱 등 민생경제범죄 사범 15명을 포함한 사기 사범은 21명, 도박 개장 등 사이버범죄 사범은 10명이다. 최장기 도피사범은 지난 2011년 필리핀으로 도피한 피의자로, 도피 15년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특히 이번 송환에는 △2014년부터 약 5조9000억원 규모의 온라인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범죄단체 조직원 3명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사고 차량의 성능 기록지 등을 위조해 정상차량으로 둔갑시킨 후 '자동차 대출금' 명목으로 금융사에서 약 120억원을 편취한 조직 총책 등 3명 △2011년 캐피탈 사이트 서버를 침해해 약 175만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뒤 캐피탈을 상대로 약 1억원을 갈취한 총책 1명 등이 포함됐다. 필리핀에서 송환된 피의자 31명 중 28명은 구속 송치됐다.

이번에 송환된 피의자들은 대부분 해외에 거점을 둔 범죄조직의 일원으로 보이스피싱·로맨스스캠 등 스캠 범죄뿐 아니라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 등 다양한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사건은 피해자가 수백명에 달하고 피해 금액도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등 초국가 범죄 양상이 뚜렷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번 송환을 통해 해외로 도피하면 수사를 피할 수 있다는 인식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준성 경찰청 국제치안협력국장 직무대리는 "국경을 넘는 초국가범죄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국내로 송환하겠다"며 "해외 거점 범죄조직에 대한 단속과 국제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