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결국 한화가 결단을 내렸다.
흔들리는 제구 속에서도 어떻게든 1군 무대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했던 한화 이글스의 우완 파이어볼러 김서현이 퓨처스리그로 내려가 숨을 고르게 됐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경기가 없는 27일 1군 엔트리 등록 및 말소 현황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한화 김서현이었다. 올 시즌 극심한 제구 난조를 겪고 있는 그는 결국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당분간 서산 2군 구장에서 밸런스 회복에 매진하게 됐다.
김서현의 2026시즌 출발은 무척이나 험난했다. 말소 전까지 11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1세이브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9.00으로 치솟았다. 구위보다 뼈아픈 것은 제구력이었다. 단 8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16개의 사사구를 헌납하며 매 이닝 2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내는(WHIP 2.63) 등 힘겨운 싸움을 이어갔다.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이닝 동안 7개의 사사구를 내주는 흔들림 속에서도 김경문 감독은 어떻게든 선수의 기를 살려주려 노력했다. 하지만 지난 26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이 1군 말소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⅓이닝 동안 볼넷에 이어 뼈아픈 역전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패전을 떠안았고, 한화 벤치 역시 선수 본인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라도 지금은 1군 무대의 팽팽한 긴장감에서 한 발짝 물러설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사실 김서현의 시련은 지난해 가을부터 조짐을 보였다. 2025시즌 69경기에서 33세이브,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팀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로 이끈 '일등 공신'이었지만, 시즌 막판이었던 10월 1일 SSG 랜더스전에서 뼈아픈 피홈런 두 방을 허용한 이후 투구 밸런스가 급격히 흔들렸다.
그 여파가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거쳐 올 시즌 4월까지 고스란히 이어진 셈이다. 화려했던 영광 뒤에 찾아온 불청객 같은 슬럼프지만, 아직 24세에 불과한 특급 유망주인 만큼 이번 2군행이 자신을 옭아매는 부담감을 떨쳐내는 귀중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날 김서현과 함께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베테랑 타자들도 나란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SSG 랜더스 외야수 김재환은 24경기 타율 0.110(82타수 9안타)의 지독한 타격 슬럼프 속에서 재조정 지시를 받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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