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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ETF '1조클럽' 40% 급증…시장 커졌지만 대형사 쏠림은 심화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8 16:47

수정 2026.04.28 16:47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에 불이 밝혀져 있다. /사진=뉴스1화상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에 불이 밝혀져 있다.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올해 들어 시가총액 1조원을 넘는 '1조클럽' ETF가 4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전히 상위 운용사들의 대표 상품에 집중돼 대형사 쏠림이 뚜렷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한 ETF는 올해 1월 2일 66개에서 이날 기준 92개로 26개 증가했다. 증가율은 39.4%다. 같은 기간 이들 ETF의 시가총액 합계는 180조7926억원에서 287조8906억원으로 59.2%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ETF가 단순 보조 상품을 넘어 주식 투자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은 점이 대형 ETF 증가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개별 종목보다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거래가 편리한 데다 연금계좌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절세 계좌 내 활용도가 높아지며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ETF 전체 시가총액도 올해 초 299조8758억원에서 28일 기준 428조2896억원으로 약 42.8% 증가했다.

최근에는 반도체·인공지능(AI)·원자력·미국 대표지수형 등 특정 산업이나 테마에 투자하는 상품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신규 1조클럽 진입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대표지수형 ETF뿐 아니라 미국 증시와 업종 테마형 상품으로 투자 수요가 확산됐다는 평가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향후 ETF 시장은 국내 투자자들의 기본적인 투자 수단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로운 유형의 ETF 출시와 정부 규제 개선 등 지원으로 투자자 니즈를 더욱 잘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성장의 과실은 소수 운용사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운용사별로 보면 삼성자산운용이 보유한 1조클럽 ETF는 연초 24개에서 34개로 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같은 기간 21개에서 30개로 늘며 뒤를 이었다. 양사가 보유한 1조원 이상 ETF는 총 64개로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며 연초(68.2%)와 비교해 비중이 소폭 높아졌다.

자금 규모 기준으로 보면 집중도는 더 높았다. 삼성자산운용의 1조원 이상 ETF 시가총액 점유율은 연초 44.6%에서 46.8%로 상승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까지 포함한 상위 2개사 합산 점유율은 연초 80.4%에서 81.1%로 확대됐다.

대형사 쏠림이 심화되는 배경에는 규모의 우위가 추가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ETF 시장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ETF는 거래량과 순자산 규모가 클수록 가격 괴리가 적고 거래가 편리해 투자자 자금이 대형 상품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인지도와 유동성 경쟁력에 따른 자금 쏠림은 ETF 시장 성장 과정에서 일정 부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평가도 내놓는다.

다만 대형 운용사의 공격적 마케팅과 보수 인하 경쟁으로 상위사 쏠림이 더 심화될 경우 시장 경쟁 구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본력을 앞세운 광고·판매채널 경쟁이 격차를 더 벌리고, 초저보수 경쟁이 이어질 경우 수익 기반이 약한 중소형 운용사들은 사업 지속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장기적으로 ETF 상품 다양성 축소와 투자자 선택권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