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화, 강소기업과 30년 동행…'천무' 폴란드 수출 이끌다 [K방산 '상생 안보' 생태계 구축]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8 18:11

수정 2026.04.28 18:10

(1)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성큐앤텍, 한화 방산 부품 공급
폴란드 차량에 '천무' 얹는 과제
협업 6개월만에 맞춤 개발 완수
한화 지원으로 용접 로봇 부활
품질 높여 10년새 매출 5.6배로
박희석 대표 "상생의 결실 뚜렷
협력사 성장 위해 최적가 입찰을"
박희석 지성큐앤텍 대표이사(오른쪽)가 2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의 5세대 보병전투장갑차에 탑재되는 포탑 부품 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동호 기자
박희석 지성큐앤텍 대표이사(오른쪽)가 2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의 5세대 보병전투장갑차에 탑재되는 포탑 부품 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동호 기자

'K방산' 대표 기업들이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통해 수출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공급망이 곧 국가안보'라는 신념 아래 단순한 완제품 경쟁력을 넘어 협력사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상생 안보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국내 대표 방산기업들의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핵심 전략을 소개하며 산업 전반의 체질개선을 이끄는 기업들의 노력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방위산업 특징이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대기업처럼 공정 자동화를 실현하기 어려워, 대부분 수작업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그래도 한화와 함께하며 10년간 매출 4배라는 실적을 거뒀고, 해외 수출도 매출 비중의 30%라는 결실을 맺게 됐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창원(경남)=김동호 기자】 28일 창원중앙역에서 버스로 40분을 달리자 중소 제조기업들이 모인 산업단지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폴란드 수출 주역인 지성큐앤텍을 찾을 수 있었다. "땅∼ 땅∼" 망치로 쇠를 두들기는 소리, '번쩍 번쩍' 용접을 하는 불꽃이 튀는 방산 부품 생산 현장을 지나 사무동으로 들어서니 박희석 지성큐앤텍 대표이사가 웃으며 회사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한화 '천무' 폴란드 수출 기여

1996년 설립한 지성큐앤텍은 지난해 창사 30주년을 맞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는 창사 첫 해부터 연을 맺고 다연장 유도미사일 '천무', 호주에서 현지 생산에 돌입한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등 다수의 방산 부품들을 공급해 왔다. 2022년에는 폴란드 수출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함께 이뤄냈다. 자리를 함께한 차준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구매실장(전무)은 "지성큐앤텍은 2022년 폴란드 천무 수출 당시 핵심 기술을 개발한 핵심 협력사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실제 지성큐앤텍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천무 체계기술팀과 협업해 약 6개월 만에 현지 업체 차량에 천무 발사대를 연결하는 핵심 과제를 완수하며 추가 수출에도 기여했다. 총 직원 132명이라는 많지 않은 인원에도 '긍정에서 창의를'이란 사훈을 실천하며 대한민국 방산을 세계에 알린 셈이다.

박 대표는 "폴란드 정부는 무기를 수입하면서도 '자주 국방' 이슈를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했기 때문에 천무에 자국 차량을 쓰게 해달라고 특별한 요구를 제시했다"며 "기존 차량과 폴란드 차량은 성능과 크기가 모두 달랐고, 주52시간 근무 시간에 맞추기도 벅찼지만 직원 모두 '하면 된다'는 긍정적 분위기로 따라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더욱이 중소기업 단독으로 기술 개발하려면 테스트에만 1년이 소요되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협력해 6개월이라는 기한에 맞출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성큐앤텍은 기술 기반 '강소기업'으로 꼽힌다. 알루미늄 및 특수강 용접을 전문으로, 2015년 경남지방중소기업청으로부터 '뿌리기술 전문기업'으로 지정됐다. 한화와 함께하며 1000만불 수출 기업으로 성장했고, 창원시 일자리창출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며 '선순환 경제 생태계'의 산증인이 됐다.

현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40여개 사업에 참여해 3500∼4000여개의 아이템을 만들고 있다. 박 대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하며 10년 새 매출이 5.6배로 증가했다"라며 "매출 중 수출 비중이 30%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한화 '상생 안보' 협력사를 살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표 협력사로 꼽히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방산업 특성 상 제작의 90%는 여전히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최근 대세로 부상하는 '스마트 팩토리'는 그림의 떡이다. 그마나 공장 한 켠에서 제역할을 하고 있는 용접 로봇이 '자동화 10% '를 맡고 있었다.

박 대표는 "정부 로봇 지원 사업으로 용접 로봇을 받았지만, 수출 국가마다 모두 규격이 다르고, 실제 용접에 투입하려면 1년은 테스트를 거쳐야 해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라면서도 "한화에서 전문 컨설턴트를 보내주고 설비 투입비를 지원해주며 1년 넘게 방치됐던 용접 로봇을 부활시켰다.

이를 써보니 미사일을 보관하는 발사관 용접 품질이 균일해지는 성과를 거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협력사의 경쟁력이 한화의 경쟁력이라는 기조로 협력사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국방 첨단기술 고도화와 동반성장을 위해 도입한 총 300억원 규모의 '혁신 성과공유제'가 대표적이다.

■최저가 입찰 아닌 '최적가 입찰' 필수

이 같은 노력에도 협력사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수출 증대를 위한 정부 지원 확대, 유지부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생산자 공급방식으로의 변경, 인재 유지를 위한 임금격차 해소 등 아직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K-방산의 최대 강점 중 하나인 '품질'을 저해할 수 있는 최저가 입찰은 꼭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부품의 종류에 따라 가격과 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하자는 취지다.


그는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의 한계를 넘어서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사회적 문제인 임금격차와 기술인재 확보에 대한 열망을 표출했다.
박 대표는 "우리 직원들의 임금을 대기업의 80%까지 주는 게 제 목표고 꿈"이라며 "기술개발을 통한 자금을 확보하는 지속가능한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자본시장 상장에 도전해 내실있고 멀리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