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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접촉 순간 스스로 기록"…초경량 저전력 촉각 센서 개발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8 22:57

수정 2026.04.28 22:57

고려대 기계공학부 서병석 교수(제1저자), 노도원 석·박사통합과정(제1저자), 노스웨스턴대 기계공학과 신치 첸(Xinqi Chen) 교수, 고려대 기계공학부 최원준 교수(왼쪽부터). 고려대 제공
고려대 기계공학부 서병석 교수(제1저자), 노도원 석·박사통합과정(제1저자), 노스웨스턴대 기계공학과 신치 첸(Xinqi Chen) 교수, 고려대 기계공학부 최원준 교수(왼쪽부터). 고려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접촉하는 순간을 별도 저장장치 없이 스스로 기록하는 촉각 센서 기술이 개발됐다.

고려대학교는 기계공학부 최원준·서병석 교수 연구팀이 미국 노스웨스턴대와 공동으로 접촉 시점을 자체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촉각 센서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촉각 센서란 물체와의 접촉을 통해 발생하는 물리적 신호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여 위치 및 압력 등의 정보를 측정하는 핵심 기술을 말한다.

기존 촉각 센서는 압력이나 접촉 위치 같은 '공간 정보'는 측정할 수 있었지만, 접촉의 순서나 시간 간격 등 '시간 정보'는 별도의 메모리와 회로를 통해 처리해야 했다.

특히 웨어러블이나 전자피부처럼 유연한 고분자 기반 센서에서는 전극 구조와 전도성 물질, 전력 공급 장치까지 필요해 구조가 복잡해지고 에너지 소모가 커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두 개의 절연체가 맞닿은 소자에 기계적 자극을 가할 때, 일시적으로 전기가 흐르는 통로가 형성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자극이 주어지면 일시적으로 전기가 통하는 통로가 만들어져 이를 통해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 이 통로는 자연적으로 소멸한다. 연구팀은 이를 '유사 전도성(MSPC) 채널'로 정의했다. 센서는 접촉이 발생하면 MSPC 채널을 통해 전기 신호를 생성하고 이후 채널이 점차 소멸하면서 신호도 약해진다. 이 신호 변화 패턴을 이용하면 현재 상태 만으로도 얼마 전에 접촉이 있었는지 역으로 계산할 수 있다. 따로 시간을 저장하지 않아도 센서 자체가 시간 정보를 남기는 구조다.

소재 조합 문제도 함께 해결했다. 연구팀은 'MSPC 유리도 지수(MFI)'라는 지표를 제시해 어떤 절연체 조합에서 해당 채널이 안정적으로 형성되는지 정량적으로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실험에서도 이 지표를 통해 도출한 물질 조합이 안정적인 신호 전달 성능을 보이며 유효성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웨어러블 기기 및 전자 피부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체 움직임이나 접촉 정보를 시간 정보와 함께 감지한다는 점에서 차세대 헬스케어 및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에 적용할 수 있다.

로봇 분야에서는 접촉 순서 판단이 가능해지고, 보안 분야에서는 단순 패턴을 넘어 입력 시간 간격까지 포함한 인증 시스템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구조가 단순하며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 경량화 및 저전력화에 유리하며, 외부 전력 공급이 어려운 IoT 센서 및 자가 구동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스마트시티, 로봇, 국방 및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로 확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4월 22일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방과학연구소 미래도전국방기술사업,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 및 선도연구센터사업,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