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신규 법조인을 겨냥한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전문직 고객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단기 수익보다는 미래 고소득 고객을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하나·농협은행 일부 지점에서는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최대 1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신청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최대 0.9%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제공해 기존 상품보다 더 낮은 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신한·하나·농협 '3파전'…"변심 잡아라"
세 은행 모두 대출 한도는 최대 1억 원으로 동일하지만 금리 구조, 우대 조건, 판매 기간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신한은행은 법조타운점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금융채 6개월 변동금리에 가산금리 1.3%를 더한 뒤 최대 0.6%p의 우대금리를 적용할 경우 최저 연 3.54%에서 최고 연 4.14%의 금리를 제공한다. 금융채 1년물 기준으로는 최저 3.80%에서 최고 4.40%다. 신청 기한은 오는 12월 말까지다. 학자금대출은 한도 차감에서 제외되고 중도상환해약금은 전액 면제된다.
농협은행 양재점의 우대금리는 최대 0.6%p로 신용카드 이용 실적과 급여이체 실적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6개월 변동금리에 가산금리 1.4%(마이너스통장은 1.5%)를 적용해 연 3.66%~4.36% 금리를 제공한다. 판매 기간은 내년 3월 31일까지다. 중도상환해약금은 전액 면제며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수입인지대도 면제된다.
하나은행은 홍대점과 강남컨퍼런스점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급여이체·청약저축·카드 실적 등 부수 거래 조건에 따라 최대 0.9%p의 금리감면이 가능하다. 우대금리 적용 시 6개월 변동금리에 가산금리 1.55%(마이너스통장은 1.85%)를 적용해 연 3.48%~4.68%의 금리로 이용가능하다. 학자금대출은 최대 2000만 원까지 한도 차감에서 제외된다.
전문직 고객 조기 확보 전략 "장기 고객 이어지는 비율 높다"
전문직 특판은 변호사시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은행권은 의사를 대상으로 한 '닥터론'을 정례화한 데 이어 공무원·회계사 등 주요 합격 발표 시즌마다 유사한 상품을 반복 출시해 왔다. 군인·개인사업자 등 직군별 특화 상품도 병행 운영 중이다.
은행들이 전문직 특판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안정적인 장기 고객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전략에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합격자들이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해 두면 이 정도 금리로 쓸 수 있는 상품이 시장에 별로 없어 일종의 '필수 코스'처럼 여기는 분위기"라며 "전 은행이 관례로 해온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변호사시험 합격자들 사이에서는 합격 직후 특판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첫 번째 할 일'로 여겨질 만큼 자리를 잡았다.
장기 고객 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 관계자는 "개업할 때도 거래 은행을 찾게 되고 이미 어느 정도 거래가 이뤄지면 계속 유지하려는 성향이 있어 장기 고객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전문직 합격자들이 실제로 받을 수 있는 한도는 예년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연 소득의 1~2배 수준에서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한 이후 전문직 합격자 대상 대출도 연 소득 범위 안에서만 심사가 가능하게 됐다.
한편 해당 상품들은 한시적 우대 금리 적용 상품으로 한도 소진 시 판매가 조기 종료될 수 있다. 합격 초기 소득이 확정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추정 소득 방식으로 대출 한도를 산출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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