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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미래항공 대표 "기술지원으로 불량률 80% 낮춰..생산성 40%↑"
"코로나 때 자금지원 없었으면 항공업계 전반 고용대란 올 뻔"
【경남 사천=강구귀 기자】"KAI의 자금 지원이 없었다면 고용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며, 나아가 항공업계 전반에 걸쳐 대규모 실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항공기 부품 조립 및 기계가공 기업인 미래항공의 김태형 대표(KAI 제조분과협의회 회장)의 목소리엔 절박했던 시간의 무게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항공기 부품 기계가공·조립 전문기업 미래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회생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상생을 실천하는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KAI-미래항공 협력 모델을 발표했다.
"제조 핵심인력 유지가 오늘날 큰 혜택"
29일 김 대표는 경남 사천 미래항공 공장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항공산업 전반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매출 감소로 이어졌고, 고용 유지를 위해 유급휴가 급여를 법정 기준인 70%가 아닌 90%까지 지급하며 버텼지만, 사실은 4대 보험조차 납부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시 지방자치단체가 4대 보험 부담을 분담하고, 정부와 KAI가 여러 방면으로 지원해 항공업계가 전체 인력의 40~50% 수준인 제조 핵심인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항공업계에서 구조조정을 크게 단행한 곳은 인력의 30~40%가 빠져나간 상황 속 구원이다. 그는 "물량이 늘어나는 지금의 국면에서 당시 KAI의 지원으로 인력을 유지한 것이 큰 혜택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KAI는 2020년 100억원 규모로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했고, 올해 22억원을 추가 출연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프라 구축 재원을 만들어 지원키로 했다.
고도의 정밀 기술이 요구되는 생산 현장에서 KAI의 기술 지원은 결정적이었다. KAI는 보유한 로봇 자동화 기술(드릴링·라우팅·사상·폴리싱·리벳팅 등)을 미래항공에 무상으로 이전하고, 2023년 R&D 자금 약 4000만원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경영위기기업 긴급 운영자금 15억원과 장비 투자비 25억원을 지원했고, 이를 통해 기계가공 장비 2대가 도입됐다. KAI는 지난해 300억원 규모 자체자금으로 미래항공을 포함한 9개 업체에 109억원을 1% 이하 금리로 대출해주며 장비 구매를 지원했다.
그는 "KAI의 지원 이전에는 항공기 기체 리벳팅 공정에서 작업자의 숙련도와 작업 환경에 따라 불량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자동화 기술 도입 이후 불량률이 약 80% 감소했고, 생산성 또한 약 40% 향상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100% 수작업으로 천공하던 공정을 로봇이 드릴링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기술이전 과정에서도 KAI 기술지원팀의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졌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방문·점검을 통해 안정적인 사후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그다.
KAI의 기술 지원은 미래항공의 치공구 등 항공기 부품의 정밀도를 높이는 생산으로 이어졌다. 그는 "부품을 임의로 가공하면 오차가 발생할 수 있어 치공구에 고정해 일정하게 가공한다"며 "모든 부품을 100% 치공구 작업으로 진행해 오차를 최소화하고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항공은 회전익 항공기뿐만 아니라 보잉 B737 항공기의 꼬리날개 부품도 제작하고 있다. 현재 산청 공장에서 약 80명의 직원이 B737 관련 부품을 생산하며, 모든 부품은 KAI로부터 공급받아 조립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는 "볼트와 리벳까지 모두 KAI에서 사급을 받고, 우리는 가공과 조립 작업을 담당한다"며 "항공기 조립은 일반 산업과 달리 미리 너트를 부착하고 뒤에서 볼트로 조이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2019년에는 총 155m 길이의 대형 생산라인을 갖춘 새 생산시설을 구축해 수리온 계열 항공기의 최종 조립 작업까지 수행하고 있다.
캐파 100% 상회…"드론·위성 분야 진출 추진"
현재 미래항공의 매출은 코로나 이전 대비 약 100% 수준까지 회복됐다. 매년 약 3~4% 수준의 고용 확대를 통해 생산성과 매출 증대를 도모하고 있으며, 신규 사업 수주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현재 수주 물량으로 인해 생산 캐파(여력)를 100% 상회하는 수준의 생산을 하고 있다"며 "확보된 여유 캐파를 활용해 향후 항공기 부품 수출과 드론·위성 분야로의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의 확장에는 현실적인 벽이 존재한다. 드론·위성 등으로 사업 영역이 넓어지면 특수소재 가공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한 장비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문제는 자금이다. 김 대표는 "위성 부품을 가공하려면 대당 20억~30억원에 달하는 장비가 필요한데, 은행에서는 기계 담보를 35% 정도밖에 인정해주지 않는다"며 "수천억원 규모의 펀드 프로그램이 있어도 정작 중소기업 한 곳이 100만원을 빌리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금융기관의 엄격한 담보 및 신용평가 기준 때문에 저신용도의 중소기업은 지원정책에서 배제되기 쉽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가 제시한 해법은 KAI가 1~2%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뒤 협력업체의 장비 구매를 지원하고, 그 장비로 생산한 물량을 발주하는 구조다. KAI가 글로벌 메이저급 완제기 업체가 아닌 만큼 중소 협력사가 기술력으로 일정 부분 역할을 분담해야 하고, 그러려면 장비 투자에 대한 금융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항공산업이 커지고 투자금이 늘어나는 만큼 금전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기술적인 지원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협력사를 향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 대표는 "각자의 제조·생산 분야에서 '해당 영역만큼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전문성 강화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대기업이 제시하는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규제로만 인식하기보다는 변화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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