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 증가세 둔화에도 주요 온실가스 동반 상승
"전지구 평균과 같은 속도라도 더 높은 상태서 누적"
미세먼지 에어로졸 등 대기질 지표 개선 흐름
[파이낸셜뉴스 제주=이보미 기자】
"전지구 평균과 같은 속도라도 더 높은 상태서 누적"
미세먼지 에어로졸 등 대기질 지표 개선 흐름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이 29일 발표한 ‘2025 지구대기감시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산화탄소(CO₂) 배경농도는 432.7ppm으로 전년(429.5ppm)보다 3.2ppm 증가했다. 1999년 관측 이래 최고치다.
관측 지점별로도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면도 434.0ppm, 제주 고산 432.4ppm, 울릉도 431.7ppm이다.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농도는 2000년 이후 연평균 2.5ppm씩 증가해 왔으며, 최근 10년 증가 속도는 연 2.6ppm이다. 같은 기간 전지구 평균 증가 속도도 2.6ppm으로 나타났다. 절대 농도는 더 높은 상태에서 증가 속도까지 동일하게 유지되면서 국내 온실가스 부담이 구조적으로 누적되는 흐름이다.
우리나라 농도가 전지구 평균보다 높은 이유에 대해 김상백 기상과학원 지구대기감시연구과장은 “특정 요인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적 구조이며 지역 배출과 대기 순환 등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배경농도는 관측지점 주변의 인위적·자연적 배출 영향을 최소화하고 균질하게 혼합된 대기 상태에서 측정한 값으로, 국가 간 기후변화 수준을 비교할 때 사용하는 표준 지표다. 전지구 평균은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운영하는 43개 관측지점 자료를 기반으로 산출된다.
위성 관측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일본 온실가스 관측위성(GOSAT)으로 분석한 이산화탄소 기주 평균농도(XCO₂)는 지표부터 대기 상층까지 포함한 값으로, 지상 관측과 동일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지상과 위성 관측의 일치는 데이터 신뢰도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평가된다.
이산화탄소 외 다른 주요 온실가스도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5년 메탄(CH₄) 배경농도는 2023ppb로 전년보다 2ppb 증가했다. 다만 최근 10년 평균 증가폭(연 10ppb)보다 낮은 수준으로 증가 속도가 둔화됐다. 전지구에서도 지상 관측 6ppb, 위성 관측 5ppb 증가로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이산화탄소는 100년 이상 대기에 머물며 장기적으로 축적되는 반면, 메탄은 약 9년으로 짧지만 단기 온난화 영향은 더 크다.
김 과장은 "메탄은 대기 중 수명이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짧아 정책적 감축 효과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메탄 증가세 둔화는 세계적으로 관심인 현상으로 그 원인을 더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산화질소(N₂O)는 340.6ppb(전년 339.4ppb), 육불화황(SF₆)은 12.5ppt(전년 12.2ppt)로 나타났다. 전지구 평균(각각 338.8ppb, 12.2ppt)보다 높은 수준이다.
온실가스 농도는 ppb(10억분의 1), ppt(1조분의 1) 등 극미량 단위로 측정되지만 지구의 열을 붙잡아 온난화를 유도한다. 지표에서 방출된 적외선을 흡수한 뒤 다시 지표로 되돌려 보내면서 대기 중 열이 축적되고, 지구의 에너지 균형이 바뀐다. 농도 변화가 미세해도 기후 시스템에는 누적된 부담으로 작용한다.
성층권 오존 파괴물질인 염화불화탄소(CFCs)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는 1989년 몬트리올 의정서 이후 국제 규제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대기질 지표는 개선 흐름을 보였다. 미세먼지(PM10)와 에어로졸은 감소 추세를 보였고, 강수 산성도도 pH 5.2로 완화됐다. 다만 제주 고산에서는 에어로졸 총 수농도가 소폭 증가하는 등 지역별 편차는 존재했다.
기상청은 지구대기감시 프로그램(GAW)에 참여해 안면도·제주 고산·울릉도·독도·포항 등 4개 지점에서 온실가스를 관측하고 있다. 항공기와 해상 관측을 포함한 입체 관측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보고서는 2001년부터 매년 발간되며, 올해부터 발표 시기를 기존 6월에서 4월로 앞당겼다.
강현석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우리나라 온실가스의 입체적 현황이 과학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기상청은 신속하고 정확한 지구대기감시 정보를 제공해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뒷받침하겠다”며 “기후변화 원인 물질의 기원 추적과 영향·효과 분석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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