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인 줄 알았다"…오인이 부르는 치명적 늑장 진단
[파이낸셜뉴스] "애가 무릎이 아프다고 해서 성장통이려니 했어요. 몇 달을 파스 붙이고 버텼는데, 병원 갔더니 뼈에 암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뒤늦게 아이의 통증 원인이 치명적인 병 때문이란 걸 알게 된 어머니는 단순한 성장통이라 대수롭게 여긴 걸 두고두고 후회했다.
병원에서 진단한 아이의 병명은 골육종이었다. 뼈에서 직접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골육종은 국내에선 연간 신규 환자가 200~300명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암이다. 10~2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다 보니 성장통이나 운동 부상으로 오인해 방치하다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골육종의 초기 증상과 생존율, 치료법을 짚어본다.
골육종,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 아니다
일반적으로 암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꼽히는 건 흡연, 음주, 잘못된 식습관 및 생활습관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골육종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육종 발병 원인을 두고 다른 암 치료를 위해 고용량 방사선을 맞은 경우나 암세포 발생을 억제하는 유전자에 선천적 이상이 있는 경우를 꼽기도 하지만, 이 역시 명확히 입증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골육종 환자는 뚜렷한 발병 원인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예방 역시 매우 어렵다.
무엇보다 골육종은 성장 발육이 상대적으로 왕성한 15세 이하 소아청소년기에 많이 발생한다. 전체 골육종 환자 중 60% 가량을 차지한다. 20% 정도는 20대 성인에서도 발생하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기를 지났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또한 남자가 여자에 비해 2배 정도 많은 편이다.
"성장통이겠지" 위험한 오해… 이런 증상 있으면 골육종 의심해야
골육종이 무서운 이유는 통증이 성장통과 유사해 발견이 늦어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골육종은 팔, 다리, 골반 등 모든 부위의 뼈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대퇴골(넙적다리뼈)이나 정강이뼈의 무릎 관절 주변에서 발생한다. 이 부위는 청소년기 성장통이 나타나는 부위와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초기에는 통증이 발생해도 부모나, 아이 모두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의료계는 골육종과 성장통은 통증의 양상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 성장통은 주로 밤에 심해지다가 아침이면 나아지는 패턴을 반복하지만, 골육종의 통증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통증 주위의 부종(붓기)도 골육종의 주요 신호다. 부종과 함께 피부가 붉어지고 열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뼈나 관절 부위에 딱딱하게 만져지는 덩어리가 생긴다면 골육종을 의심해야 한다. 별다른 충격 없이 뼈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다.
전신 증상으로 원인 모를 체중 감소와 지속적인 피로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진단은 비교적 간단… 조기 발견이 생사 가른다
골육종은 X레이 촬영만으로도 이상 소견을 발견할 수 있다. 이후 종양 조직 일부를 떼어내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내린다.
확진 후에는 종양의 크기와 주변 조직 침범 여부를 확인하는 자기공명영상(MRI), 다른 뼈로의 전이 여부를 보는 골주사검사(뼈스캔) 등을 추가로 시행한다.
이를 바탕으로 치료 계획이 세워지면 즉시 항암 치료에 들어간다. 추가 전이를 예방하고 종양 크기를 줄여 수술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수술 후에는 남아있을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2차 항암 치료를 시행한다. 재활 기간까지 포함하면 치료 기간은 4~6개월 정도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진단 시점이다. 시점에 따라 예후가 극명하게 갈린다. 초기 발견으로 종양이 뼈에만 국한된 상태라면 5년 생존율은 약 70~80%에 달한다. 반면 전이가 확인되면 5년 생존율이 20~30% 수준으로 급락한다.
골육종은 폐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은데, 최초 진단에서 이미 폐 전이가 동반된 환자가 전체의 약 15~20%에 달하는 만큼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함께 시행하는 경우도 많다.
과거와 달리 대부분 사지 절단 없이 수술 가능
골육종을 진단 받은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증상이 나타난 부위를 절단해야 하는지 여부다.
과거에는 발병 부위 주변의 광범위한 절단이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는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과 함께 골육종이 침범한 부위만 부분 절제하고 인공뼈나 금속 보형물로 이를 대체하는 보존적 치료가 대세다.
다만 암이 주요 혈관이나 신경을 침범한 경우에는 절단술이 불가피할 수 있다. 절단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미루는 것은 매우 위험하므로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
'나이 탓, 스트레스 탓' 하다가 놓치는게 병입니다. [이거 무슨 병]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질병들의 전조증상과 예방법을 짚어줍니다.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똘똘한 건강 정보'를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