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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비용 첫 공개…트럼프 발목 잡는 '37조원 전쟁'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30 01:01

수정 2026.04.30 01:01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의 대이란 전쟁 비용이 250억달러(약 37조원)를 넘어선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미 국방부는 29일(현지시간)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투입된 비용이 현재까지 25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처음 공개된 공식 전쟁 비용 추산이다.

국방부 회계 책임 업무를 맡고 있는 줄스 허스트는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전체 비용의 대부분은 군수품 지출"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동 지역 내 미군 기지 복구와 재건 비용까지 포함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향후 실제 비용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미국은 전쟁 발발 이후 중동 지역에 수만 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했고, 항공모함 3척을 현지에 유지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불안정한 휴전 상태를 이어가고 있지만 군사적 긴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금까지 미군 13명이 사망했고 수백 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전쟁 비용이 단순한 국방 예산 지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지속되면서 원유와 천연가스 운송 차질이 발생했고, 이는 미국 내 휘발유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비료 등 농업 관련 원자재 가격도 함께 오르면서 생활물가 전반에 부담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중간선거를 6개월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은 이란 전쟁과 생활비 상승 문제를 연결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생활비 부담 확대→가계 압박'이라는 구조를 부각시키며 트럼프 행정부 책임론을 키우고 있다.

실제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로이터와 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대이란 전쟁 지지율은 34%로 집계됐다. 3월 중순 38%, 4월 중순 36%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면서도 정치적 비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한 셈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폭격 확대 대신 항만 봉쇄 장기화와 경제 압박에 무게를 두는 것도 이런 정치적 부담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펜타곤에서 열린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 관련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펜타곤에서 열린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 관련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