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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K-급식이다"…세계가 주목한 '대한민국 한 끼 급식'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30 06:35

수정 2026.04.30 09:52

뉴스위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자녀가 다니는 미국 텍사스의 한 중학교 급식과 한국 학교 급식 사진을 비교한 SNS 글을 소개하며 한국의 급식 문화를 보도했다. SNS에 미국의 유료 급식(위)과 한국의 무료 급식(아래)을 비교하며 올린 사진. /사진=스레드 캡처
뉴스위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자녀가 다니는 미국 텍사스의 한 중학교 급식과 한국 학교 급식 사진을 비교한 SNS 글을 소개하며 한국의 급식 문화를 보도했다. SNS에 미국의 유료 급식(위)과 한국의 무료 급식(아래)을 비교하며 올린 사진. /사진=스레드 캡처

[파이낸셜뉴스] "사진 1과 2는 미국에서 유료로 제공되는 학교 급식의 실제 사진, 사진 3·4·5는 한국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학교 급식의 현실 사진입니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의 한 학부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다섯 장의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설명했다. 그리고 사진을 올린 이유도 전했다.

이 학부모는 "텍사스 공립 중학교를 다니는 아들이 '엄마, 미리 미안해. 아마 내 급식비가 한끼 10~12달러(약 1만4750~1만7700원) 정도 나올 거야. 너무 조금 줘서 두 개씩 먹거든'이라고 한다"며 "두 개든, 세 개든 배 부르게 먹으라고는 했는데 '메뉴가 어떻길래'하고 들어가보니 가관"이라고 적었다.

영국 정부가 아동 비만 대응을 위해 학교 급식에서 튀김류를 제한하는 등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급식 후기에 주목했다.

균형 잡힌 메뉴는 물론 급식 예절과 무상급식 시스템까지 갖춘 이 급식에 사람들은 뜨겁게 호응했다. 모두 한국의 급식 얘기였다.

두 사례는 최근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실린 기사 내용이었다.

신선한 식재료에 놀라다

SNS에 공유된 한국의 학교 급식. /사진=데일리메일, 틱톡 캡처
SNS에 공유된 한국의 학교 급식. /사진=데일리메일, 틱톡 캡처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스위크는 '텍사스 학교 급식과 한국 급식을 비교하고 충격을 받은 어머니'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뉴스위크가 소개한 제목 속 어머니는 앞서 사진에 번호를 붙여가며 급식을 설명한 미국 텍사스에 거주하는 한국인 여성이다. 이 여성은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아들이 다니는 텍사스의 한 공립중학교의 유상 급식과 한국의 무상 급식을 비교하는 사진과 함께 한글로 관련 글을 적었다.

이후 네티즌들은 이 글을 영문으로 번역해 공유했다. 뉴스위크에 보도될 당시 조회수만 22만 2000회를 기록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국의 급식은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되는 완제품을 주로 제공하는데 한국 학교의 급식은 훨씬 더 다채롭고 다양했다. 그러면서 "이른 아침부터 한국 학교의 조리실은 신선한 채소를 다듬고 고기를 볶는 소리로 활기가 넘친다"고 표현했다.

게시물을 본 사람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한 네티즌은 "미국의 급식 사진은 밋밋하고 단조로운 음식들을 보여주는데 비해 한국 음식은 국, 채소, 만두 등 다양하다. 이것이 미국에서 도시락을 싸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국에서 급식 메뉴 때문에 학교에 항의하는 엄마들이 있다고 들었다. 그런 분들은 미국에 와서 돈 내고 이런 저렴한 음식을 먹어봐야 할 것"이라고 짚기도 했다.

데일리메일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아동 비만 문제를 줄이기 위해 2027년 9월부터 학교 급식에서 튀김류를 사실상 퇴출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영국 학교들은 2027년 9월부터 피시앤칩스, 치킨 너겟, 잼 도넛 등 기존에 제공하던 메뉴를 더 이상 내놓을 수 없게 됐다는 내용도 전했다.

아동 비만으로 영국의 학교들이 급식에 변화를 줄 계획이라는 이 기사의 제목은 '치킨 너겟은 없다…영양사가 승인한 6가지 코스로 구성된 놀라운 한국 학교 급식'이었다. 그리고 SNS에 올라온 한국 급식에 대한 글과 사진들을 소개했다.

데일리메일은 한국 급식을 '코스 요리처럼 구성된 식사'라 표현하며 "갓 지은 따뜻한 밥에 국, 그리고 매일 달라지는 3~4가지의 반찬은 마치 뷔페와 간다"고 했다.

한국의 초등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일한다는 한 영국인은 자신의 틱톡에 치킨 마요네즈 덮밥, 미역, 된장국 등을 포함한 하루 식단을 공유했다. 한국인 고등학생은 자기 학교 급식이라며 밥과 닭고기국, 김치, 찐빵, 초코 우유, 그리고 오렌지까지 푸짐하게 담긴 사진을 틱톡에 올리기도 했다.

일명 '학식'이라 불리는 대학 구내식당 음식도 균형잡힌 식단에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된다고 소개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보츠와나 출신의 본틀레 나와는 신선한 샐러드와 돈까스가 담긴 식판을 공유했고 프랑스인인 미미는 밥, 카레, 국 그리고 세 가지 반찬을 5500원만 지불해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고 전했다.

교육이자 복지가 된 K급식

전 세계 음식 문화 영상을 공유하는 일본의 인플루언서가 한국의 경기 용인에 있는 한 남자고등학교를 방문해 급식을 조리하는 과정을 소개하는 영상.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전 세계 음식 문화 영상을 공유하는 일본의 인플루언서가 한국의 경기 용인에 있는 한 남자고등학교를 방문해 급식을 조리하는 과정을 소개하는 영상.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한국 급식의 풍성하고 균형잡힌 식단에만 주목한 건 아니다.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데일리메일은 어린 학생들이 금속 식판에 갓 조리한 밥, 한국에서 'banchan(반찬)'이라 불리는 다양한 음식들을 가득 담는다는 설명과 함께 배식에 임하는 학생들의 자세에 집중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새치기하거나, 쟁반을 쾅 내려놓는 등의 소란스러운 행동을 하지 않고 자신의 차례를 차분히 기다렸다. 그리고 급식 담당 조리사들에게 존경의 표시로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단순한 식사를 넘어 교육적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조리사들이 정성스럽게 음식을 조리하는 모습을 통해 학생들이 인사하는 이유를 대신 설명하기도 했다.

일본 인플루언서가 경기 용인의 한 남자고등학교를 방문해 급식을 준비하는 과정을 촬영한 영상에는 조리 종사자들이 음식의 맛을 확인하고 담음새를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모습이 담겼다.

뉴스위크는 미국의 학부모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건 한국의 '보편적 무상급식' 제도라고 짚으면서 "한국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에게 양질의 식사를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식탁 위의 불평등을 해소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밥 한 끼'를 단순한 복지 수혜를 넘어 학생의 기본 권리이자 교육의 연장선으로 보는 한국 사회의 합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해석도 더했다.

미국 학교에선 급식비가 만들어낸 '런치 셰이밍(Lunch Shaming)' 문제가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런치 셰이밍은 급식비를 지불하지 못한 학생에게 차별적인 메뉴를 제공하면서 낙인을 찍는 행위를 의미한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