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리뷰 보상'에 낚였다...팀미션 빌미로 1억대 뜯은 보이스피싱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30 10:00

수정 2026.04.30 10:32

소액 보상으로 신뢰 쌓은 뒤
'구매 인증' 명목으로 추가 송금 유도
"다른 팀원 피해 본다"며 심리적 압박도
필리핀 현지서 조직원 4명 검거 후 국내 송환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 대본.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 제공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 대본.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 제공
동부지검. 뉴스1
동부지검. 뉴스1

[파이낸셜뉴스] 필리핀 현지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보이스피싱 조직이 실시간 범행 중 현장에서 검거돼 국내로 송환됐다. 이들은 '리뷰 이벤트'로 피해자를 유인한 뒤 고액 송금을 유도하는 신종 수법으로 1억원 넘는 금액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는 필리핀 현지에서 활동하던 보이스피싱 조직원 4명을 현장에서 검거해 국내로 강제 송환한 뒤 지난 28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합수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6~7월 필리핀 클락 지역에 사무실을 차리고 조직적으로 범행을 벌였다. '리뷰 이벤트'를 가장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구매 인증 팀 미션을 완료하면 수익을 포함해 돈을 지급하겠다'고 속이는 방식으로 약 1억3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는 현지 파견 검찰수사관이 확보한 범죄 정보를 토대로 시작됐다. '한국인들이 온라인 사기 사무실을 마련하고 사기 범죄를 행하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추적대(FSU)와 공조에 돌입한 수사관은 인적사항 등 정보를 교차 검증한 뒤 범행이 이뤄지던 현장을 급습해 조직원 전원을 검거했다. 검거 이후 합수부는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 조치 등을 통해 신병을 확보했으며 현장에서 확보한 PC와 휴대전화 등 증거물도 국내로 인계받아 수사를 이어갔다.

조사 결과 이들은 범행 대본과 피해자 인적사항 데이터베이스(DB)를 사전에 준비하고 역할을 분담해 범죄를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호텔 리뷰 작성' 등 간단한 미션을 제시하고 소액을 지급해 신뢰를 쌓은 뒤 '구매 인증 미션'을 제안하며 고액 송금을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특히 중도 포기 시 다른 팀원들이 입을 손해를 강조하며 대출을 받아서라도 참여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등의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해외 거점에서 이뤄지는 비대면 사기 범죄에 대해 현지 공조를 통해 실시간 대응이 가능함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합수부 관계자는 "해외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 대한 실시간 단속 및 강력한 검거 활동을 전개해 조직적 비대면 사기 범죄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합수부는 2022년 '합동수사단'으로 출범한 후 지난 3월 말까지 총 1206명을 입건하고 481명을 구속한 것으로 집계됐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