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각국 대사관에 ‘해상 자유 구상’ 참여 설득 지시
이란 기뢰·선박 공격에 통항 차질…트럼프, 봉쇄 장기화 준비 지시
2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전날 각국 주재 미국 대사관에 내부 전문을 보내 외국 정부가 ‘해상 자유 구상’(Maritime Freedom Construct·MFC)에 참여하도록 설득하라고 지시했다.
이 구상은 미국 주도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 협력 체제다. 참여국들은 해상 정보를 공유하고 외교적 대응을 조율하며, 이란에 대한 제재 집행에도 협력하게 된다.
미국이 이런 연합체를 추진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위기가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자국 승인 없이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과 상선을 공격하거나 기뢰를 부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고, 미국 해군은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 전반에 대해 광범위한 봉쇄를 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란은 통행료를 내지 않는 선박을 겨냥하고 있고, 미국은 이란의 핵 요구 수용을 압박하기 위해 봉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세계 에너지 가격 급등 우려도 커지고 있다.
MFC는 미 국무부와 미 중부사령부가 함께 운영하는 방식으로 구상됐다. 국무부는 외교 작전의 중심 역할을 맡고, 중부사령부는 상업 선박을 위한 실시간 해상 상황 정보를 제공하며 참여국 군 당국 간 정보 공유를 조율할 예정이다.
이번 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발언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NATO 회원국 등 동맹들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충분히 돕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지난 3월에는 유럽 국가들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라며 미국이 더 이상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봉쇄가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참모들에게 이란이 핵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봉쇄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보고 준비하라고 지시했으며, 기자들에게는 “봉쇄는 천재적”이고 “100% 완벽하다”고 말했다. 또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않겠다고 합의하지 않는 한 봉쇄와 전쟁을 계속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과 프랑스는 이란 전쟁이 끝난 뒤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통항을 보장하기 위한 별도 전략을 논의해왔다. 미 국무부 전문은 미국 주도의 MFC가 영국과 프랑스가 이끄는 해상 안보 논의를 보완하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구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동맹국에 떠넘기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미국 주도의 관리 체제로 다시 끌어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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