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日 사례 들며 임금 조정하도록 요청
민주당도 작년 중재안에 임금삭감 여지 담아
그러나 민주노총 "임금은 노사 교섭할 문제"
임금 낮추되 노조 협상권 두는 묘수 찾을까
민주당도 작년 중재안에 임금삭감 여지 담아
그러나 민주노총 "임금은 노사 교섭할 문제"
임금 낮추되 노조 협상권 두는 묘수 찾을까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가 연내 65세 단계적 정년연장 입법을 목표로 노동계와 경영계를 만났다. 지난해 말 중재안을 마련했던 만큼 웬만한 쟁점들은 조정 가능 범위에 들어왔지만, 임금삭감 여부가 최종 합의를 가로막는 걸림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연장특위는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과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삼성·현대차·LG·SK·롯데 등 주요기업들을 만나 정년연장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전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경영계 입장을 파악한 것이다.
경영계는 이 자리에서 기업 규모와 산업 특성에 따른 유연한 고용제도 설계를 당부했다.
특히 직무·성과 기준 임금체계 전환으로 임금 연공성을 해소해 고령인력 고용 부담을 줄여 달라는 요청을 내놨다. 고령자 고용연장 방식과 임금, 근로시간 등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다. 종합하면 핵심은 인건비 부담이 과도하지 않도록 임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으로 읽힌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일본은 2006년 65세까지 고령자 고용연장 제도를 도입하면서 기업 상황에 맞게 고용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임금과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지원금도 병행했다"며 "그 결과 일본 법정정년은 60세지만, 기업 99.9%가 65세까지 고용을 연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은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오기웅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정년연장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면 업종과 규모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면서 대안으로 △자율적 계속고용 △계속고용장려금 예산 확대 △정년연장 기업 규모별 차등적용 등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이에 공감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제시한 중재안에도 정년연장으로 인한 임금삭감을 '취업규칙상 불이익 변경'으로 여기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특위 간사인 김주영 의원은 "중소기업 인력난과 대기업 조직유연성 저하 등 경영계 목소리를 면밀히 검토해 현장수용성이 높은 유연한 제도 설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민주노총 간담회에서는 이미 고용연장을 실시하는 사업장들이 있다는 점을 짚기도 했다.
소병훈 위원장도 "정년연장은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대적 과제이지만,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정책의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기업 부담은 덜고 고용안정성은 높이는 균형 잡힌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업 규모나 특성별 차등적용에는 선을 긋고 있다. 정부와 민주당의 정년연장 추진 목적은 기본적으로 퇴직 후 연금 지급 시기까지 5년 간의 '소득 크레바스'를 메우는 것이라서다.
최대 쟁점인 임금 조정에 있어 경영계와 민주당이 일부 공감하고 있음에도 최종 합의까지 다다를지는 미지수다. 노동계가 일찌감치 반발하고 있어서다. 임금 조정은 정년연장과 동반되는 사안이 아니라 노사가 협의해야 할 대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또 모든 노동자들의 정년이 보장돼야 한다는 요구도 함께 내놨다.
민주노총은 전날 특위 간담회와 별개로, 양경수 위원장이 진보당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 나서 "정년연장을 이유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권한을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부여해서는 안 된다. 임금 문제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교섭하고 합의하면 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은 채 30%가 되지 않는다"며 "정년연장은 일부 노동자만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정년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이 향후 노사 모두 수긍할 절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건은 고령인력 임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되, 노조가 협상할 여지도 두는 묘수를 찾느냐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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