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청와대

삼성파업 논란 속 李 "기업 없는 노동자도, 노동자 없는 기업도 없다"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1 10:23

수정 2026.05.01 10:23

노동절 기념식서 노사상생 강조
"친노동 반기업 이분법 깨야"
"노동자 미래 없는 성장은 진짜 성장 아냐"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기업 없는 노동자도 없고, 노동자 없는 기업도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총파업 예고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동과 기업이 함께 가는 상생의 길을 열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다.

■삼성파업 논란 속 "친노동 반기업 이분법 깨야"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 기념사에서 "노동 존중 사회와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친노동은 반기업', '친기업은 반노동'이라는 낡은 이분법을 깰 때 우리는 비로소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 존중은 배려나 시혜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노동이 빠진 성장은 반쪽에 불과하고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이 있는 성장이야말로 곧 미래가 있는 성장"이라며 "노사가 서로 존중하며 대화할 수 있는 상생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노동과 기업, 공정과 혁신,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진짜 성장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노동절 메시지이면서도 최근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예고와 맞물려 주목된다. 앞서 청와대는 삼성전자 파업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고 청와대는 이에 대해 "사회적 현안과 관련된 통상적 보고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도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청와대는 해당 발언이 특정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사용자, 국민 모두의 공생과 협력을 강조한 원칙론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자 미래 없는 성장은 진짜 성장 아냐"
이 대통령은 노동절의 의미도 강조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63년 만에 제 이름을 다시 찾은 노동절을 맞아 노동자들의 땀과 헌신, 노동의 가치를 기리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했다"며 "생산의 주체이자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며 대한민국 발전의 주역인 모든 노동자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소년공 시절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저 역시 어린 시절 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했다"며 "노동하며 흘린 땀방울로 가족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큰 위로이자 지금의 저를 있게 한 힘이었다"고 했다.

이어 "저는 소년 노동자였고, 지금도 그 노동자의 이름이 자랑스럽다"며 "그래서 '근로자의 날'이 아니라 '노동절'이라는 제 이름을 찾은 오늘이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장은 생명을 나타내는 에메랄드 그린을 중심으로 꾸며져 노동의 생명력을 표현했다. 이 대통령은 감색 슈트에 에메랄드·하늘색·아이보리 색감이 섞인 타이를 매고 참석해 행사장 색조와 맞췄다.

AI 대전환에 따른 노동 환경 변화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은 산업의 판을 뒤흔들며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고, 기후 위기 역시 국가 경쟁력의 기준을 재편하고 있다"며 "기술 발전에 따라 기계와 인공지능이 인간 노동의 대부분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생산성 향상만을 위해 노동자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 대다수인 노동자의 미래가 없는 성장은 진짜 성장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절을 맞아 세 가지 약속도 제시했다. 그는 먼저 "일터의 안전만큼은 결코 양보하거나 타협하지 않겠다"며 "노동자가 죽음을 무릅쓰지 않아도 되는 정상적인 나라를 반드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노동자가 노동 기본권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며 "고용 형태와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권리의 크기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까지 보호의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살피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오늘의 대화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며 "이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를 일터의 변화로,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청와대가 노동절 기념식을 개최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청와대가 노동절 기념식을 개최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연합뉴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