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윤석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 정진석 전 실장의 공천이 보류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윤리위원회 절차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정 전 실장이 대통령 비서실장 재임 당시의 혐의로 기소돼 당헌·당규상 피선거권을 잃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는 기소를 '정치탄압 등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경우 징계를 정지하고 피선거권을 부여할 수 있는데, 정 전 실장의 혐의가 윤 전 대통령과 관련이 깊은 만큼 윤리위의 결정이 국민의힘의 '절윤(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가늠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덕흠 공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 공천은 보류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보류 사유에 대해서는 "윤리위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소상히 말하긴 곤란하지만, 이의신청이 들어왔기 때문에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실장의 공천 신청에 대한 이의 신청은 정 전 실장의 '사법 리스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실장은 헌법재판관 미임명 및 졸속 지명 등 혐의로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또, 12·3 비상계엄 후 대통령실 컴퓨터 초기화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를 보면,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 범죄', '강제추행·공연음란·통신매체이용음란·성매매알선 등 성범죄, 사기, 공갈, 횡령·배임, 음주운전, 도주차량운전, 아동 및 청소년 관련 범죄 등 파렴치 범죄', '뇌물과 불법정치자금 공여 및 수수, 직권남용 등 부정부패 범죄' 등 혐의로 기소된 자는 기소와 동시에 당내 각종 경선의 피선거권 및 공모에 대한 응모자격이 정지된다. 해당 조항에 따라 정 전 실장 역시 출마 자격을 잃었다는 것이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등에게도 적용된 바 있다. 오 후보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됐고, 유 후보는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공무원들을 동원한 혐의로 기소됐다. 윤리위는 이를 '정치 탄압 등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고, 징계 처분을 정지했다. 그뒤 당대표가 최종 의결하는 절차로 피선거권이 회복된다.
정 전 실장의 재보선 출마 자격 회복 역시 윤리위와 장동혁 대표에게 달려 있다. 윤리위와 장 대표가 정 전 실장에 대한 기소를 '정치 탄압 등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경우, 정 전 실장은 피선거권을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 후보, 유 후보와 달리 정 전 실장은 윤 전 대통령 및 계엄 사태와 관계가 깊은 혐의로 기소됐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절윤'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실장에 대한 기소를 '정치 탄압' 등으로 보고 징계를 정지할 경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관계 단절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읽힐 여지가 있어서다. 공관위는 오는 7일까지 후보를 확정짓겠다고 공언한 만큼, 당 윤리위와 최고위 결정도 이른 시일 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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