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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돼, 진짜 황인범이 시즌 아웃이라고?"… 벼랑 끝 홍명보호 덮친 엄청난 타격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3 15:39

수정 2026.05.03 16:10

네덜란드 언론 "페예노르트 잔여 경기 출전 무산"
빌드업의 '나침반' 상실… 대안 없는 벤치가 마주한 치명적 딜레마
엔트리 승선 가능할까… 월드컵 D-40, 피 말리는 시간과의 사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 10월 A매치 친선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백승호가 밀리탕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뉴시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 10월 A매치 친선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백승호가 밀리탕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축구 팬들의 탄식이 온종일 쏟아졌을 듯 하다.

네덜란드 현지 매체 '1908.NL'은 3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황인범이 남은 시즌 더 이상 경기에 뛸 수 없다고 단독 보도했다.

페예노르트의 에레디비시 잔여 일정은 단 3경기. 지난 3월 16일 엑셀시오르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오른발등을 짓밟히며 쓰러졌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비극이었다.

당초 제기됐던 발가락 골절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인대 손상 역시 축구 선수에게는 치명적이다. 소속팀에서 개인 운동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긴 했으나, 정상적인 팀 훈련 합류는 여전히 요원하다.



문제는 황인범이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인 비중이다. 그는 단순히 패스 잘하는 미드필더가 아니다. 수비와 공격을 잇는 유일한 연결고리이자, 상대의 강한 압박을 벗겨내고 전방으로 창의적인 킬패스를 공급하는 홍명보호의 '나침반'이다. 지난 3월 A매치 2연전 참패(0-4 패, 0-1 패) 당시 대표팀이 보여준 처참한 중원 장악력 부재와 빌드업 붕괴는, 역설적으로 황인범이라는 존재의 크기를 뼈저리게 증명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 제공

가장 큰 딜레마는 황인범을 완벽하게 대체할 자원이 국내에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다.

활동량으로 승부하는 궂은일꾼이나 수비 지향적인 홀딩 미드필더는 찾을 수 있지만, 황인범처럼 공수 템포를 조율하고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찔러넣는 '테크니션'은 벤치의 교체 명단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매체는 "월드컵 참가가 불투명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회복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월드컵과 같은 극한의 무대는 '회복'만으로 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100%의 실전 감각과 120%의 체력이 담보되어야 한다. 3월 중순 이후 실전을 소화하지 못한 선수가 기적적으로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다고 한들, 멕시코의 고지대와 강팀들의 거친 압박을 정상적으로 견뎌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월드컵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40여 일. 이제 홍명보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막연한 '기적의 회복'에 의존하는 요행을 버려야 한다. 황인범이 없는 상황을 기본 전제로 깔고, 중원 조합을 완전히 새로 짜는 플랜 B 구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선수 개인의 부상이라는 안타까운 소식 이면에는, 이처럼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축구의 뼈아픈 민낯이 숨어있다.

똑같은 부상 소식을 전하더라도 지금 대표팀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영하권의 혹한과 다름없다.
대체 불가 심장이 멈춰버린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과연 벤치는 어떤 타개책을 들고나올 것인가. 황인범의 피 말리는 재활만큼이나, 대안을 찾아야 하는 코칭스태프의 시간도 잔혹하게 흘러가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