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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마다 ‘밥 주는 학원’ 도는 아이들... 서울시 돌봄정책이 사각지대 메울 것" [서울을 움직이는 사람들]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3 18:23

수정 2026.05.03 18:22

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
1조8796억 투입해 돌봄망 구축
점심 캠프·손주 돌봄수당 확대
서울시 제공
서울시 제공
"서울아이 동행 프로젝트는 아이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정책이다. 아이와 부모, 도시가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만들겠다."

'육아전쟁'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다. 맞벌이 가구가 절반에 가까운 현실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과제가 됐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 돌봄 공백은 더 커진다. 하교 후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학원으로 내몰리거나, 조부모에게 의존하거나, 결국 부모가 일을 포기하는 선택까지 이어진다.

이 같은 구조를 바꾸기 위해 서울시가 건강·학습·정서까지 책임지는 '성장 중심 돌봄'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서울아이 동행(童幸) UP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사진)에게 최근 정책의 방향과 의미를 들었다.

마채숙 실장은 "맞벌이 가구 비율이 44%에 육박하고, 새벽·야간 근무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기존 돌봄 체계는 이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특히 돌봄의 공백을 해소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방학 기간의 돌봄 문제를 짚었다.

그는 "방학만 되면 '아이 점심 어떻게 하나'라는 부모들의 고민이 소셜미디어(SNS)에 넘쳐난다"며 "'밥 주는 학원'이라는 말이 생긴 것도 공공 돌봄의 빈자리를 사교육이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마 실장은 단순히 돌봄의 양을 늘리기보다 돌봄 정책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지역아동센터, 우리동네 키움센터, 서울형 키즈카페를 연결한 '3중 돌봄망'을 구축한다. 현재 911개소인 시설을 2030년까지 1258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두 번째 핵심은 시간의 공백을 없애는 것이다. 서울시는 평일은 물론 주말, 긴급 상황까지 포함해 돌봄 공백이 없는 체계를 구축한다.

마 실장은 "대표 정책인 '방학 점심캠프'는 방학 동안 기존 돌봄시설을 이용하지 않던 아이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아이들은 건강한 점심식사와 함께 놀이·학습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가족 돌봄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서울시는 '서울형 손주돌봄수당'을 현재 만 2세 중심에서 초등 저학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득 기준도 중위소득 150%에서 180% 이하로 완화한다.

마 실장은 "조부모 돌봄이 없었다면 많은 맞벌이 가정이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그 역할에 대한 보상과 동시에 더 많은 가정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돌봄의 질적 업그레이드다.
서울시는 모든 지역아동센터에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서울런'을 도입해 학습 지원을 강화한다. 모든 돌봄시설에 학교 급식 수준의 식단을 적용하고 단가도 1만원으로 인상한다.


마 실장은 "서울시는 이번 프로젝트에 5년간 1조8796억원을 투입한다"며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 전략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라고 마무리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