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파란색·빨간색보다 하늘색·흰색... '중도층 잡기' 당색 벗는 후보들 [6·3 지방선거]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3 18:47

수정 2026.05.03 18:46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당 후보들이 소속 정당의 상징색을 활용한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투표일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도 표심이 승패를 결정짓는 수도권의 경우, 외연 확장을 위해 당색을 벗어던지고 '더 옅어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격전지' 서울시장 양당 후보인 정원오 후보와 오세훈 후보는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각각 '하늘색' '흰색' 바람막이를 입고 등장했다. 각 당의 상징색이 파란색과 빨간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눈에 띄지 않는 색상의 옷을 골라 입은 것이다.

이는 선거가 목전에 다가오면서 지지층 결집보다 중도 표심을 사로잡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두 후보의 계산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경우 당내 경선 과정에서 '선명성' 경쟁을 펼치며 '민주당의 적자'라는 점을 호소했다. 그러나 본선에 진출하고 오 후보와 맞붙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만큼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까지 확보하려는 '산토끼' 확보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최근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공천을 받은 하정우 후보도 구포시장에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한 채 나타났다.

반면 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도 붉은색 계열의 복장을 의도적으로 회피했다. 자신이 강하게 주장한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노선이 장동혁 지도부에 의해 관철되지 않으면서 인물 경쟁력으로 밀고 나간 것이다. 그는 '정원 도시 서울'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녹색을 자신의 상징색으로 선정했다. 공식 기자회견이나 환경 관련 행사 등에 녹색 넥타이, 점퍼 등을 착용한 채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마라톤 대회는 대중 행사이고, 최근 '러닝 열풍'으로 2030 세대 및 여성의 참여율이 높은 행사인 만큼 호불호가 약한 색상의 복장을 입고 나온 것이라는 해석도 정치권에서 제기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앞으로 유세지의 특성에 따라 다른 색상의 옷을 입고 나오는 후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관찰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경우 지지세가 강한 중년층 유권자가 많은 업무지구에서는 파란색을, 국민의힘의 경우 전통시장 등 고령층이 많을 경우 붉은색을 입는 한편 대학가 등 청년층이 많은 지역일 경우 양당 모두 흰색을 입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 후보는 당원 행사에서는 붉은 점퍼를 꺼내 입고 '국민의힘의 적자'임을 천명하면서 선거 사령탑을 자처하기도 했다.

양당 소속이 아닌 후보자들이 택할 색깔에도 눈길이 쏠린다. 조국혁신당은 중앙선대위 명칭을 '파란개비 선대위'로 정하면서 민주당보다 더 강한 메시지를 내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의 간판인 조국 대표가 출마한 평택을 재보선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인 유의동 전 의원과의 경쟁뿐 아니라 민주당 후보인 김용남 전 의원과의 단일화라는 과제가 남아있는 만큼, 선명성 경쟁과 중도 확장 모두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선대위 명칭은 '파란개비'로 정하면서도 복장은 흰 점퍼를 입은 '아이러니'가 이를 반영하고 있다.


제명으로 당적을 잃은 한동훈 전 대표의 컬러에도 그의 선거전략이 녹아들 전망이다. 한 전 대표는 현재로서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은 채 흰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종횡무진 부산 북구갑을 누비고 있다.
무소속 후보의 상징색은 흰색이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이나 비전, 전략 등을 담아 색상을 선택하는 전례가 매우 잦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