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KT전 1회초 11호 역전 3점포 작렬… '괴력' 과시 후 6회 주루 중 허리 통증 호소
7회 수비 도중 자진 교체 아찔한 순간… 병원 정밀 검진 결과 '단순 통증'
햄스트링 트라우마 겪은 KIA 벤치의 철저한 '관리 야구'
카스트로 이탈 악재 속 '대체 불가 4번 타자' 잃을 뻔한 호랑이 군단, 안도의 한숨
7회 수비 도중 자진 교체 아찔한 순간… 병원 정밀 검진 결과 '단순 통증'
햄스트링 트라우마 겪은 KIA 벤치의 철저한 '관리 야구'
카스트로 이탈 악재 속 '대체 불가 4번 타자' 잃을 뻔한 호랑이 군단, 안도의 한숨
[파이낸셜뉴스] 순식간에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를 가득 메운 2만 500여 명의 관중석에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이미 경기의 승패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오직 한 선수의 행적에 모든 관중과, 그리고 KIA 벤치의 눈이 쏠렸다.
항상 그라운드를 지배하던 호랑이 군단의 심장이 허리를 부여잡고 멈춰 섰기 때문이다. 벤치도, 팬들도 지옥과 천당을 오갔던 아찔한 하루. 다행히 결과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KIA 타이거즈에게 김도영(23)이라는 이름 석 자가 얼마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지 다시 한번 뼈저리게 증명된 순간이었다.
3일 광주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 경기. KIA의 4번 타자 3루수로 나선 김도영의 출발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0-1로 끌려가던 1회말, KT 선발 맷 사우어의 초구 투심 패스트볼을 자비 없이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역전 3점 아치를 그렸다. 시즌 11호 포. 압도적인 리그 홈런 단독 선두의 위용을 뽐내는 통쾌한 한 방이었다.
하지만 문제의 장면은 팀이 3-6으로 뒤진 6회말 공격에서 발생했다. 무사 1루 상황에서 유격수 앞 땅볼을 친 김도영은 1루를 향해 달렸다.
전력 질주는 아니었지만, 특유의 탄력 넘치는 스피드로 병살을 면하고 1루 베이스를 밟았다. 그런데 직후 김도영이 돌연 허리 쪽에 손을 얹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순간 챔피언스필드의 공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KIA 트레이닝 파트가 사색이 되어 1루로 전력 질주했다. 일단 응급조치 후 7회초 수비까지 정상적으로 소화하려 했지만, 무리였다. 선두타자 김민혁의 기습적인 3루 방면 번트 타구를 처리하기 위해 대시하던 김도영은 허리를 숙이는 동작에서 재차 통증을 느꼈다. 결국 KIA 벤치는 더 이상의 도박을 피하고 그를 대수비 김규성과 전격 교체했다.
김도영이 더그아웃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KIA 벤치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악몽이 스쳐 지나갔을 터다.
이미 중심 타선을 지켜주던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 이탈한 상황. 여기서 올 시즌 타율 0.259에 11홈런 33타점(OPS 0.951)으로 리그 최고의 파괴력을 뽐내고 있는 '대체 불가 4번 타자' 김도영마저 잃는다면, 호랑이 군단의 타선은 그야말로 치명상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KIA는 김도영의 '건강'에 관해서라면 극도로 예민할 수밖에 없는 뼈아픈 과거가 있다. 2022년과 2023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고, 특히 지난해에는 햄스트링을 세 번이나 다치며 정규시즌 단 30경기 출전에 그치는 시련을 겪었다. 이범호 감독이 올 시즌 김도영의 도루를 철저하게 억제하며 '관리 야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트라우마 때문이다.
천만다행으로 하늘은 KIA를 버리지 않았다. 경기 중 아이싱 조치를 받고 곧장 지정 병원으로 이동해 MRI 등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의학적인 손상이 없는 '단순 근육 통증'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KIA 관계자들의 얼굴에도 비로소 화색이 돌았다.
4일 휴식일이라는 일정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하루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뭉친 근육을 푼다면, 5일부터 시작되는 한화 이글스와의 주중 3연전 출전에는 큰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홈런왕 레이스를 이끄는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더불어, 그가 그라운드에 서지 못할 때 팀이 느끼는 엄청난 상실감과 공포. 찰나의 허리 통증이 만들어낸 이 짧은 소동은 역설적으로 100억 슈퍼스타 김도영이 현재 KBO리그와 KIA 타이거즈에서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위상을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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