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군복 대신 '죄수복' 입을 뻔...'방구석 진단서'로 훈련 튄 예비군 [사건실화]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6 07:00

수정 2026.05.06 07:00

병원 안가고 허위 서류 만들어 제출
기본훈련·작계훈련 총 6차례 미뤄
사문서위조 등 유죄…징역형 집유

기사 이해를 돕기위한 AI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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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수도권의 한 예비군 동대 소속 대원인 A씨(32)는 2023년 11월 경기 양주시의 예비군훈련장에서 기본훈련을 받으라는 통지서를 받았다. 하루 일정이 소요되는 예비군 기본 훈련이었다. 그러나 A씨가 향한 곳은 군부대가 아니었다.

통지서를 받은 그는 먼저 휴대전화에 설치된 한글 프로그램을 열었다. '진단서'라는 제목으로 표를 만든 뒤 병명란에는 '급성 위염'이라고 적었다.

발병일과 진단일, 발행일자는 모두 훈련일에 맞췄고, 발행인란에는 '원무과장'이라고 기재했다. 도장도 직접 넣었다. A씨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내려받은 도장 이미지 파일을 '원무과장'과 병원명 옆에 넣었다. 실제 의원에서 발급한 진단서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A씨는 이렇게 만든 진단서 파일을 같은 날 오후 예비군 홈페이지를 통해 제출했다. 그러나 A씨는 해당 의원에서 진료를 받지 않았고, 의원 역시 A씨의 진단서를 발급한 적 없었다.

위조 사실을 알지 못한 예비군 동대장은 이 파일을 출력해 예비군 동원 및 교육훈련 연기원서와 함께 보관했다. 그렇게 A씨의 훈련은 한차례 연기됐다.

하지만 문서 위조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그 이듬해인 2024년 3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진단서를 만들었다. 날짜만 그날에 맞게 바꾸고, 같은 병명과 도장 이미지를 활용했다. 같은 해 10월과 12월, 이듬해 3월에도 수법은 반복됐다.

이 같은 수법으로 A씨는 2023년 1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의원 명의 진단서를 위조하고 제출해 예비군 기본훈련과 작계훈련을 연기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6형사단독(김진성 판사)은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예비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실제 진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병원 명의 진단서를 직접 조작하고, 이를 예비군 훈련 연기 신청에 사용한 점을 유죄로 인정했다. 단순히 훈련에 빠진 것이 아니라, 허위 문서를 만들어 공적 절차에 제출한 점이 문제가 된 것이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한 점, 교통범죄로 인한 벌금형 1회 외에는 다른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