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 관광, 유류할증료·항공 감편 겹치자 31억5000만원 긴급 투입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4 17:49

수정 2026.05.04 17:49

관광성수기 항공기 증편 민관 공동 대응
2박 이상 항공 입도객에 탐나는전 2만원
탐나오 숙박·렌터카 최대 30% 할인
단체관광·수학여행 인센티브 추가 확보
항공사 증편 요청·공항 인프라 개선 논의
오영훈 지사 "관광수요 지키는 마중물 만들겠다"
제주도와 관광 유관기관,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4일 제주관광공사에서 제주 관광 수요 회복과 항공 증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도는 관계 부처와 항공사 본사 협의를 통해 제주 노선 공급 확대를 요청할 계획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도와 관광 유관기관,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4일 제주관광공사에서 제주 관광 수요 회복과 항공 증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도는 관계 부처와 항공사 본사 협의를 통해 제주 노선 공급 확대를 요청할 계획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고유가와 항공편 감편이 겹치면서 제주 관광시장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관광객의 여행비 부담을 낮추고 항공 공급석을 늘리기 위해 31억5000만원을 긴급 투입하고 항공업계와 공동 대응에 나선다.

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이날 제주관광공사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 주재로 관광 유관기관·항공업계 특별점검 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서는 유류할증료 인상과 항공 좌석 감소에 따른 관광 수요 위축 가능성을 점검하고 항공 증편과 관광 마케팅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제주도관광협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관계자, 대한항공을 비롯한 8개 항공사 제주지점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항공비 부담 완화와 수요 유지다. 국내선 유류할증료가 전월보다 4.4배 오르면서 제주 여행비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항공편 감편 우려까지 겹치면 관광객 감소와 도민 이동권 위축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제주 관광은 항공 접근성에 크게 기대는 구조여서 항공 좌석과 운임 변화가 지역경제에 곧바로 영향을 준다.

제주도는 관광진흥기금과 공공 관광 플랫폼 '탐나오' 운영 수익금 등을 활용해 31억5000만원을 긴급 편성한다. 개별 관광객과 단체 관광객을 나눠 지원하는 방식으로 수요를 방어하겠다는 계획이다.

개별 관광객에게는 지역화폐 탐나는전이 지급된다. 6월 초부터 항공편으로 제주에 들어와 2박 이상 머문 사실이 확인되는 요건 충족자에게 공항 현장에서 탐나는전 2만원권을 준다.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분을 직접 낮추기는 어렵지만 현장 소비 혜택을 통해 체감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공공 플랫폼 탐나오 할인도 강화한다. 숙박과 렌터카, 식음료 등에 최대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제주도는 조기 소진된 단체관광·수학여행 인센티브 예산도 23억5000만원 추가 확보해 단체 수요를 연중 유지할 방침이다.

항공업계는 이날 회의에서 수요 전망과 현장 애로를 함께 제시했다. 6월 항공 예약률은 45~50% 수준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중화권 등 외항사는 고유가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면서 제주 기점 국제선 항공편을 주 2회에서 주 7회로 늘리거나 신규 취항을 준비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선 중심 항공업계의 부담은 컸다. 항공유 비용 상승으로 적자 구조가 우려되고 저비용항공사(LCC)는 비선호 시간대 감편 압박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부 항공사는 수요 회복에 맞춰 추가 항공편 투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국제선 체크인 카운터 등 공항 인프라 부족으로 운항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고 건의했다.

제주도는 항공 공급 확대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강화한다. 항공사 본사와도 소통해 제주 노선 증편을 요청할 계획이다. 항공 좌석은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도민의 이동권과도 맞물린 문제인 만큼 행정과 업계가 함께 풀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체류형 관광 활성화 방안도 검토한다. 제주도는 코로나19 당시 하와이가 장기 체류자에게 항공권을 지원하고 봉사활동과 연계한 사례를 참고해 도내 휴가지 원격근무, 이른바 워케이션 참가자에게 유류할증료를 지원하는 방안도 살펴보기로 했다. 워케이션은 휴가지에서 일을 병행하는 체류형 근무 방식이다. 짧은 방문보다 숙박과 소비 효과가 커 관광 수요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제주 관광은 올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제주 방문 관광객은 전년 동기보다 13% 늘었다. 다만 유류할증료와 항공 공급 축소가 겹치면 회복 흐름이 둔화될 수 있어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제주도의 판단이다.


오 지사는 "유류할증료 인상과 국내선 항공편 감축으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민관이 함께 대응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긴급 투입하는 31억5000만원이 관광수요를 지키고 회복을 이끄는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