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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천장서 물이 '콸콸'…속옷까지 젖었는데 휴지 몇 장 준 항공사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5 07:20

수정 2026.05.05 11:12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의 한 승객이 비행 중 천장에서 쏟아진 ‘정체불명의 액체’에 몸이 완전히 젖는 피해를 당했다. 출처=SNS 갈무리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의 한 승객이 비행 중 천장에서 쏟아진 ‘정체불명의 액체’에 몸이 완전히 젖는 피해를 당했다. 출처=SNS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 여객기 내에서 천장 누수로 한 승객이 속옷까지 흠뻑 젖는 피해를 보았으나, 항공사 측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4일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휴스턴을 떠나 시카고로 향하던 유나이티드 항공편에 탑승한 승객 케빈 글로버(39)는 비행 내내 천장에서 쏟아지는 정체불명의 액체를 고스란히 맞아야 했다.

사건은 이륙 전 기내 대기 상태에서 시작됐다. 좌석에서 잠이 들었던 글로버는 머리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에 잠에서 깼다. 비행기가 활주로로 이동을 시작하자 물방울은 이내 굵은 물줄기로 변해 쏟아져 내렸다.



글로버가 자신의 SNS에 직접 공개한 영상에는 그가 쓴 야구 모자와 후드티 위로 액체가 줄줄 흘러내리는 충격적인 모습이 담겼다. 약 20초간 쏟아진 물줄기에 그의 상의와 바지는 물론, 속옷과 소지하고 있던 삼성 휴대전화까지 물에 흠뻑 젖었다. 액체는 옆 좌석 승객들에게까지 튀어 주변을 놀라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버는 즉시 승무원 호출 버튼을 눌렀지만 한동안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 뒤늦게 나타난 승무원은 별다른 조치 없이 휴지 몇 장을 건네는 데 그쳤다. 이후 승무원들이 천장 틈새에 냅킨을 끼워 넣어 임시방편으로 막으려 했으나, 오히려 고여 있던 액체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더 큰 문제는 항공사 측의 사후 대처였다. 글로버는 비행 내내 젖은 좌석에 방치됐으며, 승무원들로부터 어떠한 좌석 이동 제안도 받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목적지인 시카고에 도착한 뒤 항의했지만, 승무원들은 "게이트 직원에게 직접 문의하라"는 무책임한 답변만 되풀이했다.

논란이 일자 유나이티드 항공 측은 뒤늦게 전화로 사과하며 해당 구간 항공권 환불금 167달러(약 24만 원)와 항공사 마일리지를 보상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글로버는 이를 단호히 거절했다.
그는 "단순히 당황스러운 수준을 넘어 수치심을 느꼈고, 철저히 무시당하고 조롱당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마치 천장 누수가 내 잘못인 것처럼 취급했다"며 "단순한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승객이 안전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영상을 공유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항공사 측은 천장에서 떨어진 액체가 기내 에어컨 응결 현상으로 발생한 수분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