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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왜 푸자이라 때렸나…UAE 원유 우회로 정조준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5 02:35

수정 2026.05.05 02:35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상선들의 통항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개시하자 이란이 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를 공격했다. 푸자이라 석유시설은 이란의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으며 인도 국적 노동자 3명이 숨졌다.

이란이 푸자이라를 공격한 것은 단순한 군사 행동이 아니라 UAE의 핵심 원유 우회 수출로를 정조준한 전략적 타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도 원유 수출을 이어갈 수 있는 대체 수출 경로를 겨냥함으로써 미국의 호르무즈 재개방 시도와 UAE의 '탈(脫) 호르무즈' 전략에 동시에 경고를 보냈다는 평가다.

푸자이라는 호르무즈 해협 바깥 오만만에 위치한 전략 항구다.

UAE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이 항구는 하브샨-푸자이라 송유관의 종착지다. 아부다비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직접 해안으로 수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송유관의 수송 능력은 하루 최대 180만배럴이다. 전쟁 전 UAE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약 340만배럴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우회 수출할 수 있는 규모다. 푸자이라는 원유 저장시설과 선박 급유시설까지 갖춘 중동 핵심 에너지 허브로 평가된다.

이번 공격은 UAE가 OPEC를 탈퇴한 직후 발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UAE는 OPEC 탈퇴를 통해 기존 생산 할당량 제한에서 벗어나 향후 걸프 수출 항로가 정상화될 경우 증산 여력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송유관 확장까지 추진하며 호르무즈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강화해왔다. 이란 입장에서는 UAE의 이런 움직임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효과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의 중동 전문가 하미드레자 아지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대체 수출 통로를 위험에 노출시키고 국제유가를 고공행진 상태로 유지하며 시장의 정상화 기대를 차단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작전이 결코 비용 없는 작전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코르 파칸 해안에서 1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유조선과 자동차운반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미 해군 프리깃함 1척이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해군의 "공격" 경고를 무시한 후 2발의 미사일에 맞았다고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이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 코르 파칸 해안에서 1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유조선과 자동차운반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미 해군 프리깃함 1척이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해군의 "공격" 경고를 무시한 후 2발의 미사일에 맞았다고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이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