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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올렸죠? 돈 내세요"… 식장 들어가기 전 탈퇴해도 '사례금' 못 피한다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5 13:08

수정 2026.05.05 13:08

서울 마포구 웨딩의거리 내 상점에 진열된 웨딩드레스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마포구 웨딩의거리 내 상점에 진열된 웨딩드레스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인연을 만나 결혼까지 골인하고도 업체 몰래 '탈퇴'를 선택했던 회원이 성혼사례금의 4배에 달하는 거액을 물어내게 됐다. 법원은 회원이 결혼 직전 계약을 해지했더라도, 업체의 서비스를 통해 성혼이 이뤄졌다면 약속한 사례금은 물론 고액의 위약금까지 모두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방창현 부장판사)은 결혼정보업체 A사가 회원 최모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최씨는 A사에 4752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가 인정한 금액은 계약서에 명시된 성혼사례금 1188만원과 이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부과되는 3배의 위약금 3564만 원을 합친 액수다.

사건은 2022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씨는 당시 가입비 528만원을 내고 5회의 만남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A사에 가입했다. 계약서에는 상견례나 결혼 날짜가 확정되면 2주 이내에 1188만원의 성혼사례금을 지급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사례금의 3배를 위약금으로 낸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최씨는 이듬해 1월 업체 소개로 만난 회원과 교제를 시작해 그해 6월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러나 최씨는 결혼 사실을 업체에 알리지 않았고 사례금도 내지 않았다. 심지어 결혼식 한 달 전에는 아버지를 통해 돌연 업체 탈퇴를 통보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최씨는 "이미 업체에서 탈퇴했으므로 사례금과 위약금을 낼 의무가 없다"고 항변했다. 또 업체 측이 본인의 재산 정보를 과장하고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하지만 재판부는 최씨의 주장을 모두 일축했다. 재판부는 "단순 탈퇴만으로 기존 계약까지 합의 해지됐다고 볼 수 없다"며 "성혼사례금은 업체가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후불적 대가'이므로 계약 기간 이후에 결혼이 성사됐더라도 지급 의무는 면제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특히 3배에 달하는 위약금 규정에 대해서도 법원은 정당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결혼정보업체 특성상 회원이 스스로 밝히지 않으면 성혼 사실을 알기 매우 어렵다"며 "사례금 지급을 심리적으로 강제하기 위한 위약금 약정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씨 측이 제기한 정보 과장 및 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최 씨는 이 같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