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AI 고독사 예방 서비스’
연간 3300억건 전력 데이터 활용
가구 생활패턴 학습 알고리즘 개발
이상 신호땐 담당 공무원에 연락
서비스 도입 후 15명 생명 살려
지자체 고독사 예방 사업에 편입
연간 3300억건 전력 데이터 활용
가구 생활패턴 학습 알고리즘 개발
이상 신호땐 담당 공무원에 연락
서비스 도입 후 15명 생명 살려
지자체 고독사 예방 사업에 편입
■'본업 역량'을 사회문제 해결에 투입
5일 한전에 따르면 'AI 고독사 예방 서비스'는 전력(한전), 통신(SK텔레콤·KT·LG유플러스), 수도(한국수자원공사) 등 생활 필수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지자체 사회복지 공무원에게 문자(SMS)로 즉시 알리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의 출발점은 데이터 활용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다. 한전은 지능형 검침 인프라(AMI)를 통해 연간 3300억건의 전력 사용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전기 사용 패턴은 개인의 일상 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평소 켜지던 전등이 며칠째 그대로이거나 매일 사용되던 전기밥솥이 멈춰 있는 경우 이상 징후로 해석될 수 있다. 한전은 이러한 데이터 변화를 기반으로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1인 가구 생활 패턴을 학습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SK텔레콤이 2021년 7월 처음 참여한 이후 KT(2023년 4월), LG유플러스(2025년 7월)가 순차적으로 참여했다. 보건복지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등도 협업 체계에 포함됐다.
기존 고독사 대응 시스템이 사물인터넷(IoT) 센서나 CCTV 등 별도 장비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이 서비스는 기존 인프라만으로 운영된다. 고령층의 기기 사용 부담과 감시 우려를 설계 단계에서 배제한 점도 특징이다. '비용 투입형 사회공헌'이 아니라 '역량 활용형 사회공헌'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15명 구조…복지 인력 부담도 완화
실제 구조 사례는 서비스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울산 남구에서는 전력·통신 사용량이 동시에 감소하는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이를 확인한 사회복지 공무원이 현장을 방문해 의식불명 상태의 58세 남성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전북 남원에서는 90세 치매 환자의 이상 패턴을 감지해 도로 위를 배회하던 환자를 구조했다. 공공 복지망이 포착하지 못한 영역에서 데이터 기반 대응이 작동한 사례다.
사회적 효과는 생명 구조에 그치지 않는다. 서비스 도입 이후 사회복지 공무원의 전화 확인 및 방문 업무가 약 8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인력이 고위험군 대응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IoT 장비 설치 방식과 비교할 경우 약 69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도 발생한 것으로 한전은 추산했다. 제한된 복지 재원 환경에서 데이터 기반 사회공헌이 재정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으로 확장된 민간 모델
정부도 해당 모델을 제도에 반영했다. 2023년 보건복지부 '제1차 고독사 예방 5개년 계획'에 포함되며 지자체 예산 사업으로 편입됐다. 2024년에는 기획재정부 '대국민 서비스 개선과제', 산업통상자원부 정부혁신 경진대회 최우수 과제, 행정안전부 '정부혁신 왕중왕전' 금상(대통령상)을 수상했다.
2025년에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이 참여해 전력 데이터와 복지 정보 27종을 결합한 '선제적 위기가구 발굴 체계'도 구축했다. 사후 대응 중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복지 체계가 확장되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이 사례를 공유가치창출(CSV)의 대표적 모델로 평가한다. 전력 공급이 확대될수록 데이터가 축적되고 데이터 축적이 다시 사회 안전망 강화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통적 기부 중심 사회공헌이 사업 외부 활동이었다면, 이 모델은 사업 자체가 사회문제 해결 수단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한전 관계자는 "서비스 적용 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전력 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사회 안전망 서비스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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