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HD현대일렉트릭
1대당 100억 달하는 고수익원
울산공장 베테랑 손끝서 탄생
프리미엄 전략에 고객사 줄서고
북미 시장서 점유율 압도적 1위
올 1분기 수주 잔고 11조6천억
창사 이래 첫 영업익 1조 가시화
'퍼스트무버 2026'은 세계 최초 기술과 세계 첫 제품으로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로 도약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성공 스토리를 담았다. 아울러 각 산업의 최전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엔지니어와 기술 개발팀을 직접 만나, 기술 개발의 배경과 과정, 시행착오와 돌파의 순간까지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파이낸셜뉴스 울산=조은효 기자】"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는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통합니다."(손창곤 변압기 설계생산 담당 상무·사진)
지난달 27일, 울산광역시 동구 HD현대일렉트릭 울산 500㎸급 변압기 공장 내 총조립장. 공정의 9분 능선을 넘은 14대 변압기들 사이로, 고숙련의 베테랑 작업자들이 쉴새없이 움직였다. 미국, 대만, 영국, 프랑스 등의 전력인프라에 투입될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들이다. 현장 관계자는 총조립장 내 변압기들을 가리켜 "대당 60억~90억원, 많게는 100억원 수준"이라며 "글로벌 변압기 업계 기준으로 고가(프리미엄) 제품들이다"라고 말했다.
시장은 확실한 대호황이다. 국내 전력기기 업계 1위 HD현대일렉트릭이 현재 확보한 일감만 약 78억 8800달러(1·4분기 기준 수주잔고, 약 11조6505억원)규모다. 지난 1·4분기 이미 올해 연간 수주목표액의 42.6%를 확보했다. 글로벌 고객사들은 "사전약정(생산라인 예약)만이라도 받아달라"며 4~5년 치 일감을 선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미엄 전력기기 업체로 글로벌 위상도 달라졌다. 변압기 사업 반세기(1977년 현대중공업 중전기기 사업본부)만에 이룬 성과다. △불황 속 과감한 투자 △프리미엄 전략 △반세기 업력 등이 대표 K-전력기기 질주의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은 현재 HD현대일렉트릭이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의 벽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대규모 적자를 냈던 당시엔 거의 모든 직원들이 '원가절감'을 입에 달고 살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성황에서도, 설비투자와 생산라인 고도화가 진행됐다. 불황 속 선제적 투자였다. 경영진의 과감한 결단 아래, 울산 500㎸ 변압기 공장이 스마트 공장으로 설계됐다.
2022년부터 본격화된 수주행보는 2024년 말 50억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으로 8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K프리미엄 전략… 북미 1위"
HD현대일렉트릭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3년 10%의 벽을 넘어 2024년 20.1%에 이어 올해 1·4분기 24.9%로 올라섰다. 제조업, 그것도 중전기기 분야에서 매우 이례적인 수치다. 업계에선 '프리미엄 전략'의 결과물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내 위상도 달라졌다. 현재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변압기 시장에서 점유율 기준으로 압도적 1위다. 손창곤 상무는 "가격적 요소보다는 납기 100% 완수를 필두로 고객사들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해 왔다"면서 "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아예 5년 치 장기계약을 맺자는 고객사들도 있다"고 전했다.
일체의 주문형 제작 방식인 변압기 생산은 고도의 수작업을 요한다. 권선의 꼬임과 휘는 각도, 모두 현장 고숙련자들의 손끝에서 완성된다. '손끝 예술'덕에 이미 글로벌 빅테크 및 전력업계에선 "전력기기는 한국이 잘 만든다"는 인식이 파다하다. 구글, MS 등 미국 4대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히고 있어 현장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고조다. 북미·유럽 지역 노후 전력망 정비 발주는 사실상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단계다. 이번 호황이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당초 내년 7월로 예정했던 미국 알라배마 2공장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울산 공장 바로 인근에 들어설 신공장은 이보다 빠른 오는 9월 완공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중동, 유럽 등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