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79년 수출 족쇄' 벗은 日방산...필리핀 구축함 이전으로 첫발 떼나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6 08:00

수정 2026.05.06 08:00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오른 쪽)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양자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AFP외상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오른 쪽)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양자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AFP외상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일본이 필리핀과의 안보 협력을 한층 강화하며 중고 구축함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국이 군사 공조를 실질적 전력 이전 단계로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21일 '방위 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지침을 폐지하며 방위산업(방산) 수출의 빗장을 풀었다.

5일 스트레이트타임즈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5일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해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아부쿠마급 구축함과 TC-90 항공기 등 방산 장비의 '조기 이전'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이를 위해 방산 협력 실무그룹도 신설하기로 했다.



특히 일본이 퇴역 예정인 아부쿠마급 구축함을 무상 또는 저가로 제공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필리핀 측은 해당 전력을 사실상 '기증' 형태로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이 최근 수십 년간 유지해온 방위장비 수출 규제를 완화한 이후 처음으로 본격화되는 대외 군사 지원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협력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과 해상 충돌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맞물린 결과다. 일본과 필리핀은 상호 병력 전개를 허용하는 '상호접근협정(RAA)'을 체결한 데 이어, 연료·탄약 보급 협정도 체결하는 등 군사 협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방문은 일본 자위대 병력 약 1400명이 처음으로 미·필리핀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시점과 맞물렸다. 일본은 인도네시아와도 방산 협정을 체결하는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안보 네트워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산 업계에서는 동남아 국가들의 군 현대화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방산 빗장을 풀면서 K방산의 유력한 라이벌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