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대항해 각국 중앙은행이 서둘러 금리 인상에 나섰다가는 글로벌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호주중앙은행(RBA)이 5일(현지시간) 정책 금리를 4.35%로 인상한 가운데 이런 경고가 나왔다.
GAM 인베스트먼트 다중자산 투자 전략 책임자인 줄리언 하워드는 이날 CNBC에 각국의 금리 인상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앙은행들이 "정책 실수 영역에 발을 딛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하워드는 지금처럼 가격 상승 충격의 본질이 공급 측면에 있는 경우에는 금리를 올려 에너지 비용 상승에 대응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실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동차 주유를 중단하고, 항공 여행도 멈추도록 하려면 금리를 아주 높이, 아주, 아주 높이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어설픈 금리 인상은 이런 정책 목표 달성에 도움도 못 되면서 "경기침체만 부른다"고 경고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유로존(유로 사용 21개국)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3%를 기록했지만 지난주 금리를 동결했고, 영국은행(BOE) 역시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올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ECB가 다음 달에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CNBC에 유가 충격이 지속되면 기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호주 RBA는 아예 이날 기준 금리를 0.25%p 인상해 4.35%로 끌어올렸다. 고유가로 물가상승률이 2월 3.7%에서 3월 4.6%로 치솟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다른 중앙은행들도 그 뒤를 따를 것이란 전망이 시장에 팽배하다.
그러나 하워드는 "중앙은행은 석유 분자를 찍어낼 수 없다"는 말로 통화정책을 통한 대응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고유가가 부르는 임금 인상 요구 등 2차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당장의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해 금리를 올리는 것은 패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워드는 특히 에너지 가격이 뛰면 소비자들이 다른 지출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우려하는 것만큼 전반적인 물가가 뛰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유가가 뛰었지만 미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상대적으로 잠잠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이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예산 압박으로 다른 소비를 줄인 것이 그 이유라는 것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