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명품 재벌 프랑스 루이뷔통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명품 시장의 겨울이 길어진 데 따른 것이다.
닥치는 대로 다른 브랜드를 사들이던 이 명품 재벌이 이제는 산하 브랜드 매각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이 산하 패션, 뷰티 브랜드, 주류 부문을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요 둔화 속에 명품 산업 선도 기업이 약 40년 역사상 처음으로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매각이 검토되는 브랜드는 패션 부문의 마크 제이콥스, 팝가수 리아나(Rihanna)의 펜티 뷰티 브랜드 지분, 미 와인 업체 조셉 펠프스 와인농장 등이다.
LVMH가 이들 브랜드 지분을 매각하면 수십억유로를 확보해 자금 압박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미 지난 1년 반 동안 루이뷔통은 작고한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가 설립한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 '오프 화이트'와 여행 면세점 DFS의 중화권 사업부, 패션 브랜드 스텔라 매카트니 지분 49% 등을 처분했다.
LVMH는 패션부터 코냑, 호텔, 신문에 이르기까지 75개가 넘는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부진한 사업 부문이 그룹 전체의 실적을 갉아먹으면서 최근 '명품 겨울'이 길어지자 고전해왔다.
LVMH는 2023년 이후 명품 매출이 부진해지자 루이뷔통과 디올 같은 핵심 브랜드에 집중하려 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소득이 높아진 소비자들이 하나둘씩 명품을 구매하면서 커졌던 시장 규모가 다시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명품 브랜드 인수를 통해 LVMH를 시가총액 기준 유럽 최고 기업 가운데 하나로 끌어올린 창업자 베르나르 아르노의 기존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딜로직에 따르면 LVMH는 2000년부터 206건의 인수를 통해 몸집을 키웠다.
2011년 37억유로(약 6조3600억원)에 이탈리아 보석 브랜드 불가리를, 2020년에는 160억달러(약 23조5000억원)에 미국 보석 브랜드 티파니를 인수했다.
같은 기간 LVMH는 뉴욕 패션 브랜드 도나 캐런(Donna Karan), 셔츠 업체 토머스 핑크 등 군소 브랜드 122개를 매각했다.
한 명품 애널리스트는 LVMH가 몸집을 키우기보다 줄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LVMH는 지난해 110억유로(약 18조9000억원) 잉여현금(FCF)을 갖추고, 부채는 제한적인 터라 자산 급매에 나설 이유는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명품 겨울을 맞아 체질 강화를 위해 성과가 부진한 브랜드들을 솎아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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