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소녀상 철창 드디어 해방…6년 만에 시민 곁으로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6 15:03

수정 2026.05.06 15:03

수요시위서 바리케이드 철거 행사
오후부터 이틀간 보수 작업
"피해자에 대한 위로와 평화의 중요성 되새기길"

6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다시 만난 소녀상'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다시 만난 소녀상'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드디어 소녀상이 감옥에서 나왔습니다."
6년 남짓한 세월 동안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쌌던 경찰 바리케이드가 철거되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한 시민은 소녀상에 보라색 꽃 화환을 씌워줬고 의자 오른편에는 노란 나비 리본이 올려졌다.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 작가는 "소녀상이 시민과 호흡할 수 있게 됐다"면서 "시민들이 소녀상 옆에 앉을 수도 있고 만져줄 수도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6일 정오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75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시작되기 직전 정의기억연대는 바리케이드를 밀어내는 '다시 만난 소녀상'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는 역사 부정을 중단하고 공식 사과하라' '할머니들에게 명예와 인권을' '전쟁을 멈춰라' 등 손글씨가 적힌 팻말을 들고 소녀상 주변에 모였다. 소녀상 앞뒤로 설치돼있던 바리케이드를 치우는 데는 1분 남짓한 시간이 소요됐다. 이들은 "평화가 이겼다" "일본 정부는 공식 사과하고 법적 배상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바리케이드를 철거한 이유는 인근 맞불 집회가 줄며 바리케이드를 설치해야 할 필요성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바리케이드는 지난 2020년 6월 위안부 반대 단체 집회가 잇따라 열리자 소녀상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바 있다. 맞불 집회를 주도한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가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속되며 관련 단체들의 집회도 잇따라 취소됐다.

이날 오후부터 소녀상 보수 작업이 실시된다. 소녀상은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던 시간만큼 제대로 관리되지 못해 곳곳에 칠이 벗겨졌으며 흠집도 나 있는 상태다. 김 작가는 "드디어 허가받아서 깨지거나 틈이 생긴 부분을 우선 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의연은 폐쇄회로(CC)TV 설치 확대와 경찰 경비 강화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시민들은 바리케이드가 철거됐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수요시위 현장에서 보라색과 노란색 나비 소품을 나눠주던 방모씨(50)는 "이제라도 주변 환경이 정상화되어 다행"이라면서 "소녀상이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다룬 영화 '귀향'을 통해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대학생 이모씨(23)는 "바리케이드 철거를 계기로 더 많은 사람이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수요시위 참가자들은 지속적인 연대 의사를 밝히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했다.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생존 피해자는 5명에 불과하다. 평균 연령은 95.8세, 최고령 생존 피해자는 1928년생으로 만 97세다.
한경희 정의연 신임 이사장은 "피해자에 대한 위로와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시민들이 되새기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