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가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한 소송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도 건물 높이 제한을 불투명하게 완화시켰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면 재설계를 전제로 설계비를 167억원 넘게 증액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6일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종묘 앞 세운4구역 개발 쟁점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종묘 인근 높이 기준 완화와 설계비 증액, 복잡한 권리구조 등 세 가지 쟁점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서울시와 SH공사에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경실련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임종국 서울시의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2021년 종로변 54.3m, 청계천 변 71.8m였던 세운4구역 건물 높이가 최근 계획안에서 종로변 98.7m, 청계천 변 144.9m로 2배 안팎 상향됐다고 밝혔다. 증가율로 보면 종로변 약 81.8%, 청계천변 약 101.8%에 달한다.
이는 국가유산청 권고에 어긋날 뿐 아니라 설계비가 167억원가량 추가돼 공공에도 부담을 준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세운4구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와 맞닿아 있어 지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문화재 심의가 13차례 진행됐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10월 28일 기존에 협의된 높이를 유지하라는 취지의 의견을 냈지만, 서울시와 SH공사는 상향안을 유지하고 있다.
설계비 증액의 절차적 문제도 제기됐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2023년 9월 종묘 인근 건축물의 높이 규제 근거가 되는 '서울특별시 문화재 보호 조례' 제19조 제5항을 삭제하는 조례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사실상 높이 규제의 법적 근거를 없앴다.
경실련은 "세계유산 종묘와 인접한 세운4구역 재개발은 일반 재개발보다 더 높은 절차적 정당성이 요구된다"며 정확한 용적률과 높이 완화 경위, 설계비 등을 정보공개 청구할 것을 예고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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