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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에 3500억 적자..네이버 '반사이익'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6 16:30

수정 2026.05.06 16:29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뉴시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쿠팡Inc가 올해 1·4분기 35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4년 3개월 만에 최대 분기 적자를 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고객 이탈과 수요 둔화가 본격 반영되면서 쿠팡의 고속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특히 직매입·물류센터 중심 구조 특성상 수요 감소가 곧바로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지며 수익성이 크게 흔들렸다. 업계에서는 국내 이커머스 주도권 경쟁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보유출 보상·탈팡에 대규모 적자

6일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1·4분기 영업손실은 2억4200만달러(약 3545억원)로 전년 동기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2021년 4·4분기 이후 약 4년3개월 만의 최대 분기 적자다.

당기순손실도 2억6600만달러(약 3897억원)를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85억400만달러(약 12조459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지만 분기 성장률은 상장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쿠팡의 매출 분기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내려온 것은 상장 이후 처음이다. 매출도 지난해 4·4분기부터 두 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주문 수요와 고객 지표 둔화가 본격화된 가운데 보상 비용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약 1조6850억원 규모 구매이용권 보상 지급과 물류 네트워크의 일시적 비효율이 이번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지난 1월 전 고객 3370만명을 대상으로 구매이용권을 지급했고, 해당 비용은 매출 차감 형태로 반영됐다. 여기에 매출 원가율도 지난해 1·4분기 70.7%에서 올해 73%로 상승했다.

핵심 사업인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활성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활성 고객 수는 3·4분기 2470만명, 4·4분기 2460만명이었다. 다만 김범석 의장은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4월 말 기준 감소했던 와우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며 "1월을 저점으로 2~3월 들어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로켓배송 상품군 확대는 성장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라며 "물류·배송 네트워크 전반에 자동화와 인공지능(AI) 도입을 확대해 서비스 수준과 비용 효율을 함께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쿠팡 흔들리자 네이버 급부상

이번 쿠팡 실적 쇼크를 계기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주도권 경쟁도 다시 요동치는 분위기다. 반면 네이버는 커머스 성장세를 앞세워 역대 최대 수준의 1·4분기 실적을 냈다. 네이버의 올해 1·4분기 매출은 3조2411억원, 영업이익은 5418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3%, 7.2% 증가했다. 분기 매출이 3조원을 넘은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며, 영업이익도 1·4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네이버가 배송·멤버십·AI 쇼핑을 결합한 커머스 생태계를 빠르게 키우며 반사효과를 흡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컬리넥스트마일 등과 협업해 N배송과 새벽배송을 강화했고, 컬리N마트를 통해 신선식품 경쟁력도 확대했다.

네이버플러스스토어와 멤버십 중심 전략도 이용자 록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앱 구매 고객 중 멤버십 가입자 비중은 8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 출시한 AI 쇼핑 에이전트는 일반 검색 대비 높은 구매 전환율과 4배 이상 늘어난 재방문자 수를 기록했다. 1·4분기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 거래액 역시 전분기 대비 28% 증가했다.

앱 이용자 추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750만명으로 전월 대비 5.9% 증가했다.
반면 쿠팡은 같은 기간 0.2% 감소했다. 쿠팡의 4월 MAU 역시 3440만1594명으로 전월 대비 1.8%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직매입·물류센터 중심 구조라 수요 감소 시 고정비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밖에 없다"며 "반면, 네이버는 플랫폼 기반 구조로 배송·멤버십·AI 쇼핑 기능을 결합한 생태계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