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전자 노조 요구, '준(準)주주화 논란" 학계도 우려 표했다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6 16:43

수정 2026.05.06 16:43

이해관계자경영학회 춘계 정기 세미나 진행
학계 "노조 주장, 주주·협력사·정부·고객 이해충돌"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성과급 요구를 둘러싼 논란이 학계에서도 본격적인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상한을 폐지해 달라는 노조 요구를 두고, 일부 학계에서는 "노조의 준(準)주주화"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노사 갈등이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주주·협력사·정부·고객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의 이해관계 충돌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홍 광운대 명예교수는 6일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진행된 이해관계자경영학회의 춘계 정기 세미나에서 "노조가 주장하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달성은 반도체 순환사이클, 인공지능(AI)붐, 기업의 장기간의 투자 등의 원인도 있어 온전히 노조의 기여로만 설명되기 어렵다"고 규정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경제의 혁신 성장과 이해관계자 갈등'을 주제로,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사모펀드 문제와 삼성전자 노조의 상여금 갈등을 중심으로 한국경제의 구조적 리스크와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노조 이슈와 관련해, 삼성전자 노조 측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현행 연봉 50% 수준의 상한제를 폐지할 것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이 교수는 영업이익의 15%를 정률로 배분 받는 방식이 일종의 '선배당' 성격을 지니며, 이는 노조의 준주주화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또 "미래 실적을 전제로 한 성과급 선지급 요구는 대리인 문제에서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 있고,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성과가 노조의 기여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 AI 수요, 장기간의 투자 축적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이익이 단순히 노조의 기여로만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갈등은 기업 내부를 넘어 주주, 고객, 협력사, 정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교수는 "주주는 주주가치 훼손에 반발하고 있고, 고객사는 파업으로 인한 공급 리스크에 노출되고,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공급망 다변화(이탈)를 검토할 수 있다"며 "협력사는 일감 단절 위험에 직면하고, 정부 역시 국가 수출과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사태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사례는 단일 기업의 노사 갈등을 넘어 한국경제 전반의 이해관계 충돌 구조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해결책으로 영업이익률 구간에 따라 성과급 상한을 조정하는 변동 상한제, 현금과 주식보상을 병행하는 방식,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이익공유 펀드 도입 등을 제안했다.
이는 단순한 대립 구도가 아니라 성과 배분 구조를 재설계하고 이해관계자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에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