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성숙한 선진국이 되는 방법 모색
개혁과 자강 노력으로 국가 경쟁력 높여야
'인간 전광우' 보여주는 다양한 측면 다뤄
[파이낸셜뉴스] 금융위원회 초대 위원장과 국민연금공단(NPS) 이사장을 지낸 전광우(77) 세계경제연구원(IGE) 이사장이 올해 3월 새 저서를 냈다. 최근 5년간 본인이 기고한 칼럼과 언론 매체 인터뷰들 가운데 70여편을 엄선해 모았다.
책은 △격변의 세계 질서와 한국의 좌표 △저성장의 경고음 △코리아디스카운트의 본질 △개혁없는 미래는 없다 △자강(自强)의 조건 △그래도 나는 한국을 믿는다 같은 제목 아래 6개의 장(章)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홍콩·도쿄·뉴욕 등에서 열리는 글로벌 금융컨퍼런스에 한국 연사로 가장 많이 초청받는 글로벌 금융인으로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미국 인디애나대학에서 경제학·경영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시간주립대 교수와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15년간)를 거쳐 1998년 한국 정부 초청으로 경제부총리 특보와 국제금융센터 원장을 맡아 한국의 외환위기 극복에 앞장섰다.
이어 우리금융그룹 부회장, 딜로이트코리아 회장, 포스코이사회 의장과 외교통상부 국제금융대사 등을 맡아 공직과 민간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국내 어떤 인물보다 세계적 석학 및 글로벌 금융 리더들과 깊숙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저자는 책 서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다른 시기에 쓰였지만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한다. 한국은 어떤 국가로 남을 것인가? 고속성장의 기억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성숙한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위해 불편한 선택을 감내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저자는 한국에 대해 "여전히 역동적이지만 동시에 취약하다"고 진단한다. 기술력과 인적 자산은 뛰어난데, 정치와 제도의 신뢰(信賴)가 그 속도를 못 따라간다는 이유에서다. 이 괴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한국 저평가 현상)'의 본질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또 미·중(美中) 패권 경쟁, 트럼프(Trump) 이후의 세계, 저(低)성장과 인구위기, 연금·재정·노동개혁, 인공지능(AI)과 산업대전환 등은 개별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구조적(構造的) 도전(挑戰)'이라고 본다. 이런 도전들 앞에서 우리가 회피하거나 미루는 선택을 할 때, 더 큰 비용이 다음 세대로 전가(轉嫁)된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저자는 "대한민국은 수차례 위기 속에서도 방향을 바로잡아 왔다. 관건은 위기를 인식하는 용기(勇氣)와, 단기적 처방보다 장기적 책임을 택하는 리더십이다"고 강조한다.
책에는 '인간(人間) 전광우(全光宇)'를 이해하는 다양한 면모도 등장한다. 경기중학교 입시에 낙방해 고입 검정고시로 13세에 최연소 고등학생이 됐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고등학교(서울사대부고)를 6년 동안 다닌 게 한 예이다.
미국 근무 시절 세계 어느 나라로 출장을 가든 아내와 3명의 자녀들 앞으로 엽서를 보냈고, 자녀 결혼식을 모두 '스몰 웨딩'으로 소박하게 치렀다고 한다. 1980년대부터 몸에 밴 새벽 4시 기상~오전 6시 출근이라는 '슈퍼 얼리버드(Super Early Bird)'형 삶을 그는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
저자는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이다'라는 사무엘 울먼의 '청춘(Youth)'이라는 시(詩)를 좋아한다"며 "나 자신의 한계효용이 플러스를 남아있을 때까지, 죽을 때까지 생산재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2026년 세계의 변화 방향과 한국의 대응법에 대한 통찰력과 더불어 유한(有限)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지혜와 깨우침까지 선사해주는 책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