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국토부, 탈세 등 적발 도로공사 전관단체 고발…공사 "개선책 마련 착수"

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7 15:07

수정 2026.05.07 15:07

비영리법인의 영리 사업 운영 비과세 혜택 등 악용 정황 포착 공사, 근본 개선책 마련 TF 발족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휴게소 운영에서 부당 이득을 취한 한국도로공사의 전관단체 '도성회'의 탈세 등을 적발하고 세무조사를 의뢰하는 등 조치를 취한다. 한국도로공사는 자체 개선책 마련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한국도로공사와 공사의 퇴직자단체이자 비영리법인인 도성회를 대상으로 지난 1월부터 실시한 고속도로 휴게시설 운영 적정성 등에 대한 감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휴게소를 장기간 운영해 온 퇴직자 단체의 적정성과 휴게시설 입찰·계약 과정에서의 특혜 여부 등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됐다.

먼저 도성회는 1984년 2월 설립 후 40여년간 회원 친목만을 영위하며 정관에서 정하고 있는 공익적 목적사업 관련 활동을 전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도성회는 도공퇴직자가 납부한 회비를 전액 예금으로 적립 후 미사용했다.

비영리법인임에도 자회사 사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해 휴게소 운영이라는 영리 사업에 치중해 온 점도 확인됐다. 도성회는 자회사 H&DE를 설립해 운영하며 매년 자회사 수익금의 상당부분을 배당 받아 회원에게 생일축하금 등 명목으로 지급했다. 최근 10년간 평균 배당금은 8억8000만원으로, 이 중 4억원가량이 지급됐다. 이는 이익 분배가 엄격하게 금지되는 비영리법인 제도의 근본 취지에 반하는 행위다.

특히 분배된 수익금은 법인세 등 과세 신고 대상임에도 매년 4억여원 상당을 탈루하는 등 비영리법인의 비과세 혜택을 통한 탈세를 지속해왔다.

H&DE의 대표이사 등 임원 4명은 모두 도성회 회원으로 구성했으며 도성회 사무총장을 H&DE의 비상임이사 등으로 겸직하게 하면서, 단독 주주로서 H&DE의 수익금을 도성회로 셀프배당한 점도 드러났다.

한편 공사는 지난해 5월 창원방향 선산휴게소 등 노후 휴게시설 4곳을 민간이 공사비 등을 투자해 리모델링하는 대신 15년간 운영하도록 하는 혼합민자방식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동일 휴게시설 내 휴게소와 주유소의 운영사가 다른 경우 일원화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동일 기업집단을 하나로 봐왔던 기존의 방식과 달리 동일 기업 내 계열사를 별개의 기업으로 인정해 결과적으로 선산 휴게소의 경우 H&DE이 사업시행자로 선정됐다.

국토부는 공사가 공기업 계약사무규칙에서 정한 재정경제부 장관 승인을 이행하지 않은 점과 입찰 정보를 도성회측으로 유찰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H&DE가 부담해야 하는 공사비 등 투자금액을 확정하지 않은 채 휴게시설 리모델링 공사를 임의 착공·시공 중임에도 공사가 진행 상황 관리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2015년 10월 서창방향 문막휴게소 내 편의점 운영권 등을 입찰 없이 H&DE에 제공한 점 등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도성회의 수익 분배 등 비영리법인 제도에 맞지 않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정관 개정 등 조치를 요구하고 그간의 탈세 의혹에 대해서는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공사에는 혼합민자 시범사업에 대한 재정부의 승인과 임의시공을 방치한 관련자 징계 등을 요구했다. 국토부는 이번 감사의 후속 조치로 공사의 휴게소 운영사 관리실태도 감사 중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수십 년간 고착화된 카르텔을 일소하고 고속도로 휴게소를 국민들께 돌려드리기 위한 첫걸음으로, 휴게시설 운영구조 개혁 작업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사는 이날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휴게소 운영 구조 개선에 나선다고 밝혔다. TF는 사장 직무대행 직속의 독립조직으로 구성됐다.

TF는 휴게소 운영구조 혁신 등에 중점을 두고, 퇴직자 단체의 입찰 참여 배제 등 입찰 시 불이익 부여 기준을 마련한다.
휴게소 운영서비스 평가의 공정성·투명성 향상을 위한 대책도 수립할 예정이다.

휴게소 운영과 관련해서는 공공과 입점 소상공인 간 직계약 체계 도입을 중심으로 임대료율, 입찰제도, 서비스 수준, 운영서비스 평가, 관리 구조 등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 개편을 통해 불공정 요소를 해소할 계획이다.


이상재 한국도로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국토부와 긴밀히 협의해 더 공정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세계적인 K-휴게소의 명성에 걸맞게 재도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