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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 부족에 아시아·유럽 올 여름 항공기 여행 혼란 가능성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7 13:54

수정 2026.05.07 14:04

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 공항 모습.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 공항 모습.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여름 휴가철에 역대급 항공유 부족 사태가 전 세계 여행 시장을 강타할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는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특히 아시아와 유럽에서 항공유 부족에 따른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전 세계 항공유의 최대 공급처인 페르시아만 지역의 수출길이 막혔다.

IEA는 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유럽으로 항공유 수요의 약 20%를 중동에 의존해 왔다. 현재 유럽 내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87달러(5월 1일 기준)로, 1년 전보다 2배 이상 폭등했다.

루프트한자 등 주요 항공사들은 연료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이미 2만회 이상의 단거리 노선 감편을 결정했다.

아시아 역시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한국과 중국, 인도 등 주요 정유 강국들이 대안으로 꼽히지만, 이들 역시 원유의 90%를 중동에서 수입한다. 원료인 원유 자체가 부족해지면서 정유 공장 가동률 유지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데이터 분석업체 케플러(Kpler)에 따르면, 지난 4월 글로벌 항공유 수출량은 하루 130만배럴로 전년 동기의 190만배럴 대비 30% 급락했다. 지난주 유조선에 선적된 항공유 물량은 전년 대비 무려 50%나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사정이 좋은 편이나 서부 지역은 80%를 한국산 수입 항공유에 의존하고 있다.

미 서부 지역은 지난해에만 한국으로부터 하루에 항공유 9만3000배럴을 수입해 한국 정유사들이 중동 원유 수급 차질로 생산량을 줄일 경우 공급난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우려하고 있다.

발레로와 마라톤 페트롤리엄 등 미국 대형 정유사들은 항공유 생산 비중을 높이고 유럽 수출 물량을 400% 이상 늘렸으나 전 세계적인 부족분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당장 끝난다 해도 공급 정상화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해협 내 기뢰 제거 작업과 흩어진 유조선 재배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수주 내로 공급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노코필립스의 앤드루 오브라이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쟁 전 출발했던 유조선들이 도착하며 버티던 '유예 기간'이 끝났다"며 "6~7월경 일부 국가에서는 치명적인 에너지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케플러의 스미스 이사는 "도미노가 잇따라 쓰러지고 있다"며 아시아에서 생길 항공유 부족이 세계로 확산되고 다른 석유 제품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항공유 부족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3월에만 미국 항공사들의 항공유 비용 부담이 전년 동기 보다 30% 증가하자 항공편을 축소하고 항공권 가격을 인상했다.


현재 미국 항공사 단체 대표이자 공화당 소속 뉴햄프셔 주지사를 지낸 크리스 스누누는 호르무즈해협이 바로 재개방된다고 해도 항공권 가격이 곧바로 내리지 않을 것이며 가을까지 높은 수준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