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USB 찾아달라" 흥신소 맡겼더니…되레 1억1000만원 뜯겼다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07 12:00

수정 2026.05.07 12:00

불법사채업체 퇴사자, 고객 정보로 업체 대표 협박
퇴사자·흥신소·박제방 운영자 결탁…불법 의뢰 약점 삼아 공동공갈
박제방 운영자는 허위영상물 게시·7억원대 범죄수익 세탁 혐의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024년 9월 전라북도에서 박제방 운영자 B씨(왼쪽)와 지난해 7월 경기도 일대에서 흥신소 업자 1명을 체포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024년 9월 전라북도에서 박제방 운영자 B씨(왼쪽)와 지난해 7월 경기도 일대에서 흥신소 업자 1명을 체포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불법사금융업체의 고객 정보를 빼돌린 퇴사자와 흥신소 업자들이 정보 회수를 의뢰한 불법사금융업자를 되레 협박하며 금품을 갈취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7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수사대는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공갈 등 혐의로 흥신소 업자 3명과 불법사금융업체 퇴사자 A씨(33·남), 텔레그램 '박제방' 운영자 B씨(26·남) 등 5명을 검거하고 이 중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4년 10월 불법사금융업체에서 영업실적 저조 등을 이유로 퇴사를 통보받자 업체가 관리하던 대출 관련 개인정보가 담긴 USB를 무단 반출한 뒤, 자료 삭제 대가로 금전을 요구했다.

이에 불법사금융업체 대표 C씨(34·남)는 유출된 고객 정보를 회수하기 위해 흥신소에 USB 회수를 의뢰했다.

그러나 흥신소 업자들은 다음달인 11월 A씨를 만나 유출된 자료가 불법사금융업체의 대출 정보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이를 약점으로 삼아 의뢰자인 C씨를 협박하기로 공모했다.



이들은 같은 해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반출 정보 폐기 대가로 8000만원, 텔레그램 박제방에 게시된 C씨와 배우자, 직원 사진 등의 삭제 대가로 3000만원 등 총 1억10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일당은 불법대부업체대표 C씨에게 텔레그램 협박 메세지를 보내 금품을 갈취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이들 일당은 불법대부업체대표 C씨에게 텔레그램 협박 메세지를 보내 금품을 갈취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박제방 운영자 B씨의 별도 범행도 확인했다. B씨는 박제방에 허위영상물과 개인정보를 홍보 목적으로 게시하고, 텔레그램을 통해 중고거래 사기 등 범죄수익금 약 7억원을 가상자산으로 세탁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경찰은 B씨에게 성폭력처벌법 위반과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경찰은 텔레그램 박제방이 사적 보복 게시글, 허위영상물 유포, 도박·대포계정 판매 광고, 범죄수익 세탁 등으로 이어지는 복합 범죄 통로로 악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범행으로 얻은 수익은 불법 도박과 유흥비 등에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사금융업체 대표인 C씨는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4000여명에게 480억원 상당의 대출을 중개하고 약 5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별건 구속 송치된 상태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불법 의뢰가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진 '역협박' 사례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흥신소에 불법 의뢰를 할 경우 역협박이나 금전 요구 등 추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문제 해결은 수사기관 신고 등 제도권의 합법적 절차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텔레그램 내 박제방 등 범죄 관련 채널을 발견하면 수사기관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